앞으로 일반 시중은행 영업창구에서는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ELS의 경우 은행의 ‘거점 점포’로 판매 채널이 제한된다. ELS 외 고난도 투자 상품 역시 예·적금 업무 창구와 분리된 창구에서 취급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홍콩 H지수 ELS 현황 및 대책’을 발표했다. ELS는 금융파생상품 중 하나다. 만기 동안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고정된 수익을 받을 수 있지만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초 홍콩 H지수가 급락하면서 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당시 ELS 판매사인 은행들의 ‘불완전 판매’가 피해를 키웠다.
금융위는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소비자 보호에 필요한 조건을 갖춘 거점 점포에서만 ELS 판매를 허용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은행 모든 점포에서 ELS 상품 판매가 가능했다. 그러다 보니 예·적금 업무차 창구를 찾은 고객에게 고난도 투자 상품을 권유하는 일이 잦았다. 김소영 금융위 부원장은 “(고객들이 ELS를) 예·적금과 같은 원금 보장 상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구조였다”고 지적했다.
거점 점포에는 다른 장소와 물리적으로 분리된 ELS 판매만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 김 부위원장은 “5대 은행의 전체 점포(3900여개) 중 5~10%가 거점 점포 역할을 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ELS 판매는 다음 달 관련 규정 개정 등을 거쳐 오는 9월 재개될 예정이다.
ELS 외 다른 고난도 투자 상품 판매 문턱도 높인다. 일반점포에서 판매는 가능하나 이 역시 칸막이나 별도 좌석, 대기 번호표 색깔 등으로 일반 창구와 분리하도록 했다. 은행과 증권사가 함께 운영하는 복합점포도 같은 규제를 받는다.
고난도 금융투자 상품을 추천받는 소비자 범위도 제한된다. 금융 당국은 불완전 판매 행위 등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위반을 저지르는 금융사에 대한 과징금 기준도 강하게 바꿀 계획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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