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31일부터 주식시장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5년 만에 재개된다. 금융 당국은 공매도 재개 여파로 증시가 출렁이지 않도록 한동안 과열종목 지정 요건을 낮춰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 불법 공매도 적발 시스템을 마련해 일부만 재개할 이유를 찾기가 어렵다”며 “전 종목의 공매도를 재개하고 한시적으로 과열종목 지정 요건을 완화해 자본시장 충격을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과열종목 요건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재개 전까지 확정할 예정이다. ‘집중 관리’ 기간은 1~2개월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매도는 먼저 주식을 빌려서 처분한 후 해당 주식을 사들여 차익을 얻는 거래 형태다. 금융 당국은 코로나19로 주식 시장 변동성이 커진 2020년 3월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2021년 350개 종목에 한해 공매도가 허용됐으나 2023년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 문제로 다시 전면 금지됐다.
금융 당국은 이번 재개를 위해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을 새롭게 구축했다. 대규모 공매도 법인의 모든 종목에 대한 잔고와 거래 내역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0일 “공매도 중단의 시발점이 된 무차입 공매도는 지금 NSDS 시스템하에서 99% 적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공매도가 재개되면 주가가 고점에 다다른 종목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지 기간이 길었던 만큼 가격 조정이 일시에 반영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예단하기 어렵지만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매도 재개로 한국 증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공매도가 전면 재개되면 국내 증시를 떠나 있었던 헤지펀드와 롱숏펀드 자금이 유입되면서 유동성이 풍부해질 수 있다. 유동성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증시 상승에 유리하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종목의 주가는 수급에도 영향을 받지만 결국 실적과 성장, 시장 환경 등이 중요하므로 공매도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기보다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공매도가 재개된다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던 종목을 눈여겨보길 권한다. 공매도 재개 이후 외국인의 시장 참여가 확대되면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했던 종목에 외국인의 자금이 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구정하 이광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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