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까지 확장 나선 李…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 ‘하차’

Է:2024-12-17 18:53
:2024-12-2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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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시국, 업무 집중… 생각해 달라”
기업 친화적 행보도 멈추지 않아
조기 대선 국면 염두 둔 선택 평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수원지법 형사11부는 이날 이 대표 측이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제기한 법관 기피 신청을 받아들였다. 권현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할 일이 많아졌다”며 자신의 팬 커뮤니티인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내려놓았다. 탄핵 정국이라는 엄중한 상황이어서 본업인 정치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다. 정치권에선 대권을 준비하는 이 대표가 ‘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과 거리두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존의 ‘팬덤’보다는 중도층으로 행보의 무게 중심을 옮기겠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16일 밤 재명이네 마을에 “요즘 챙겨야 할 일이 많아졌다. 그래서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아쉬운 말씀을 전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비상한 시국이니만큼 저의 업무에 더 주력하겠다는 각오라고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재명이네 마을은 이 대표 열성 지지층의 아지트 격인 커뮤니티다. 중요 정치적 국면마다 이 대표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고, 대척점에 선 인사에 대해선 ‘문자총공’(문자메시지를 보내 압박하는 전략)을 벌이기도 한 곳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 ‘일극체제’를 뒷받침하는 주력군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동시에 이 대표가 강성 지지층에 올라타서 건전한 여론 형성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최근 탄핵 정국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 대표를 제치고 정계 요직 신뢰도 조사 1위에 오르자 재명이네 마을에는 “헛바람 들 것 같다” 등의 비판 글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

이 대표의 이장직 사퇴는 조기 대선 국면을 염두에 둔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성 지지층에 대한 중도층의 반감을 감안한 행보에 나설 때라는 것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대표의 생각이 아닌데도 재명이네 마을에 올라온 글이 소속 의원들에게 영향을 주기도 했다”며 “이장직 사퇴는 통합을 위한 일종의 각오 표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일부 의원이 비상계엄 사태의 공범이라고 비판해 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등 국무위원들에 대한 탄핵소추 추진에도 일단 제동을 걸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주도권을 가져도 좋다”며 ‘국정안정협의체’ 참여를 거듭 제안했다. 안정적 정치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전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을 만나 재계가 우려하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재점검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친기업’ 이미지도 쌓고 있다. 이 대표는 앞서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이런 행보는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 되면 결국 양당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캐스팅보터인 중도층 포섭 여부에서 승부가 갈릴 수 있다는 얘기다. 야권의 다른 잠재적 경쟁자들을 견제하는 의미도 있다. 한 민주당 인사는 “이 대표가 ‘표가 되는’ 쪽으로 움직이다 보니 다른 후보들이 차별점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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