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날씨였지만 성회 참가자들이 내뿜는 열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성회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것은 이영훈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가 등장할 때였다. 무대와 스타디움 곳곳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엔 1958년부터 최근까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역사를 일별한 5분 분량의 영상이 상영됐고, 영상이 끝났을 땐 리버랜드 에이브러햄 목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국제교회성장연구원(CGI)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이 목사와 친분을 쌓았다는 그는 이 목사를 “하나님의 사람이자 기도의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 목사가 무대 앞으로 걸어 나오자 성도들은 할렐루야를 외치며 큰 박수를 보냈다.
27일(현지시간) 이런 무대가 펼쳐진 곳은 인도 남서부 케릴라주 코타얌에 위치한 네루 스타디움이었다. 행사는 CGI가 주최하고 순복음선교연합회가 주관한 성회 ‘희망의 축제(Celebration of Hope)’로 주제는 ‘예수님이 곧 오신다(Jesus is coming soon)’였다. CGI 총재이기도 한 이 목사는 30일까지 이어질 성회에서 개막식 성격을 띠는 첫날 행사의 주인공이었다. 성회에는 1만3000여명이 참석했으며 유튜브 생중계를 시청한 인원은 20만명이 넘었다.
이 목사가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성도들에게 전한 메시지는 기도의 중요성이었다. 그는 “기도는 영적인 호흡”이라고 말했다. 숨을 쉬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듯 기도 없이는 살 수 없는 게 크리스천이라는 의미였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설립자인 조용기(1936~2021) 목사의 업적을 되짚으면서 이 교회가 세계 최대 교회로 부흥할 수 있었던 이유가 기도였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기도는 교회의 기초입니다. 기도 없이는 축복을 받을 수 없고 기도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국 목회자들은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납니다. 모든 교회가 새벽기도를 드리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목회자들은 정말 힘들게 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도 덕분에 한국교회는 복음이 전해진 지 140년 만에 지금과 같은 부흥을 일굴 수 있었습니다.”
이 목사는 그러면서 과거 미국에서 한인교회를 섬기던 시절 이야기를 꺼냈는데 간추리자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그가 시무하던 교회는 성도도 별로 없고 재정도 열악한 곳이었다. 하지만 이 목사는 성도들과 함께 쉼 없이 기도하면서 새로운 예배당을 짓는 데 몰두했고 5년 만에 완공됐다. 그사이 50여명 수준이던 성도는 1200여명으로 늘었다. 기도의 힘을 직접 체험한 셈이었다.
이 목사는 “기도에는 치유의 능력이 있으며 마음을 다해 기도하면 어떤 축복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항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위대한 이름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말씀의 힘을 믿으면 위대한 일이 벌어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도는 힌두교의 나라이자 불교의 발상지로 기독교 교세는 미미한 편이다. 복음화율은 2.3%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계 최대 인구(14억5000여만명)를 보유한 국가인 만큼 이 나라 개신교인은 한국의 3배가 넘는 3300만명에 달한다.
이 목사는 지난 6월에도 인도를 대표하는 교회인 갈보리템플교회(사티쉬 쿠마르 목사)를 방문해 대규모 성회를 인도한 바 있다. 당시 그는 “10년 안에 인도와 아시아에 놀라운 부흥이 임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실제로 이날 코타얌 성회의 분위기는 그의 낙관에 힘을 실어주기에 충분했다. 인도 크리스천들은 이 목사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연신 할렐루야를 외치곤 했다.
성회 말미에는 이날 기도를 통해 치유의 역사가 임했다고 느끼는 이가 있으면 무대에 올라오라는 말이 나오자 40여명이 줄을 지어 연단에 오르기도 했다. 이 목사는 이들과 마주 서서 하나님의 축복에 감사하는 기도를 드렸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인도의 성도들에게 ‘한국식 기도’도 소개했다. 한국에서처럼 통성 기도를 앞두고 참가자들에게 “주여”를 3번 외칠 것을 제안했고 그다음엔 이런 말을 외치며 성회를 마무리했다.
“하나님, 우린 축복을 원합니다. 기적을 원합니다.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리겠습니다.”
코타얌(인도)=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