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의 ‘대출 조이기’가 2금융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달 들어 상호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액이 1조원에 육박하며 ‘풍선효과’ 우려가 나오자 새마을금고를 필두로 상호금융권이 대출 문턱 높이기에 나섰다.
27일 상호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이르면 이달 말 다주택자 주담대 제한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다주택자에 대해 지역 구분없이 주담대를 제한할지, 수도권만 대상으로 제한할지는 검토 중인 단계다. 집단대출도 농협중앙회 차원의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출을 옥죈 새마을금고도 다주택자 규제 중심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새마을금고는 24일 다주택자의 주담대 취급을 제한하고, 대출모집법인 관리 개선·강화, 과당금리경쟁 지도 강화 등의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모든 신규 중도금 대출을 사전 검토할 예정이다. 그동안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부대출의 경우 2000억원이 넘을 때만 검토했는데 이제는 금액 상관없이 검토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신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도 비슷한 내용의 대출 제한 조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 조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다주택자의 주담대를 조이고 집단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이 주류일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금융권의 주담대 증가액은 이달 들어서만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자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이에 금융 당국은 지난 23일 농협·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등을 소집하고 “가계부채 관리강화 기조에 맞지 않는 공격적 영업 행태를 보이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 당국은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할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등 다양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2금융권 개인 차주별 DSR은 50%로 제한돼 있지만, 회사별 평균 DSR을 45%로 낮추는 방안 등이 고려된다.
연말을 앞두고 은행권도 연간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고삐를 죄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25일부터 가계대출을 빨리 상환하는 차주에게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통상 1% 내외인 수수료를 받지 않고 대출금 회수 시기를 당겨 가계대출 증가율을 관리하려는 취지다. 하나은행은 지난 23일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에 신규 취급 한도를 부여해 대출 규모 관리에 나섰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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