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상황과 경기 위축이 지속되며 빚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늘어난 대출을 갚지 못해 폐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월 지역신보 대위변제액은 1조2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1% 급증했다. 대위변제는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보증해준 지역신보가 소상공인 대출을 대신 갚아준 것이다.
대위변제액은 2021년 4303억원에서 2022년 5076억원으로 소폭 늘었다가 지난해 1조7126억원으로 폭증했다. 대출 상환 시기가 도래했지만 은행 빚을 갚을 여력을 회복하지 못한 소상공인들이 많다는 의미다. 한국신용데이터의 ‘1분기 소상공인 경영지표’를 보면 소상공인 평균 매출은 4317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줄었고, 영업이익은 915만원으로 23.2%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자 가게 문을 닫는 소상공인도 늘고 있다. 지난 1~5월 ‘폐업’을 이유로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노란우산 공제금은 6577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8.3% 늘었다. 노란우산은 소상공인들의 퇴직금 성격 자금으로, 가급적 깨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1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자영업자 대출은 올해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양 의원실에 제출한 ‘분기별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액은 1055조9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 1053조2000억원보다 2조7000억원 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은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사업자대출을 합산한 수치다.
자영업자를 포함해 전체 가계대출 보유자들의 대출 상환 부담도 다시 늘고 있다. 이들의 1인당 평균대출잔액은 9389만원으로 2022년 4분기(9392만원) 수준으로 올라왔다.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38.7%로 나타났다. 차주들이 연 소득의 약 39%를 대출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는 것이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가계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평균 DSR 역시 지난해 4분기 58.2%에서 올해 1분기 58.8%로 더 높아졌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대출액은 1억2401만원 수준이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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