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상속세 개편 주장에 따라 세제 당국인 기획재정부도 제도 개선 방안 검토에 나섰다. 정부는 오는 7월 세제 개편안(세법개정안)에 담을 구체적인 종부세 개편 방향을 고심하고 있다. 저가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형평성, 종부세 폐지·완화로 인한 지방재정 문제, 보유세(재산세·종부세) 전면 개편 필요성 등 여러 요소를 따져보는 상황이다.
2일 정부 등에 따르면 세제 당국은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세율을 낮추는 방안 등 다양한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최고 5.0%의 중과세율(과세표준 94억원 초과)이 적용된다. 이를 기본세율(최고 2.7%)과 일원화할 경우 일반세율과 중과세율로 이원화돼 있던 세율 체계가 하나로 통일된다. 현재 다주택자 종부세 세율은 과세표준 기준으로 12억~25억원 2.0%, 25억~50억원 3.0%, 50억~94억원 4.0%, 94억원 초과 5.0%다. 구간별 기본세율(1.3~2.7%)보다 2배 가까운 수준이다.
2022년 세제 개편 당시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이 기본세율(0.5~2.7%)로 전환됐다. 수십억원대 집을 보유한 1주택자보다 수억원대 저가 2주택 보유자가 더 높은 세금을 내는 징벌적 과세가 이뤄진다는 비판에 따른 조치였다. 그러나 당시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은 최고세율을 6.0%에서 5.0%로 1% 포인트 낮추고, 과세표준 12억원 초과분에만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수준에서만 조정됐다.
기재부는 세부적인 종부세 개편 방향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특히 야권에서 제기된 ‘1주택자 종부세 폐지론’과 여권의 ‘다주택자 종부세 부담 완화’ 등이 각론에서 차이를 보이는 만큼 향후 협의 과정을 통해 세부 정책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종부세 부담 완화가 윤석열정부의 정책 방향과 부합하는 것은 맞는다”면서도 “1주택자와 다주택자 이슈 등이 있고 야당 공식 의견이 나온 것도 아니라 입장을 말할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날 “현재 종부세 개편 방안은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상속세 개편 방안은 증시 부양과 맞물린 ‘밸류업 프로그램’ 연계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국은 밸류업 기업에 한해 가업상속공제의 대상과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중심으로 의견 수렴을 거쳐 개편 방향을 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양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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