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자립 준비 → 이행 → 안착 3단계 3년 프로젝트 ‘굿프렌즈’ 결실

[자립준비청년에 희망 디딤돌을] 4년째 청년들과 밀착동행 ‘굿피플’

지난달 서울 양천구 굿피플 본사에서 자립준비청년 지원사업 ‘굿프렌즈’ 관련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굿피플 제공

2021년 그룹홈을 퇴소한 최솔미(가명·22)씨는 퇴소 직전 보육사로부터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을 지원하는 여러 기관의 프로그램 지원서들을 건네받았다. 최씨의 눈길을 끈 곳은 국제구호개발기구 굿피플(회장 김천수)의 ‘굿프렌즈’ 지원사업이었다. 다른 기관의 프로그램과는 달리 3년이나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에 마음이 끌렸다고 했다.

삶 속에 자리잡은 좋은 친구

“굿프렌즈가 제 삶에 깊숙이 들어온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프로젝트에 처음 참여한 2021년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기라 비대면 모임으로 진행됐어요. 이듬해엔 자립준비청년들과 여행을 가며 좋은 추억을 쌓았죠. 3년 전만 해도 날카로운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스스럼없이 다른 자립준비청년들에게 다가가 대화하곤 합니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만난 최씨의 얘기다. 3년간 굿프렌즈 사업에 참여한 그에게 굿프렌즈는 삶의 터닝포인트나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심리적 안정감을 찾은 것에 만족해했다. ‘제2의 가족’이나 다름없는 인간관계를 형성한 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맺은 열매다. 3년간 동고동락한 자립준비청년 10여명 가운데 특히 세 명과는 ‘절친’이 됐다. 건축기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사업 담당 선생님들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격의 없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멘토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자립 준비·이행·안착 3단계

전국 100여개 그룹홈을 지원하며 관계를 맺어온 굿피플은 그룹홈 아동들이 퇴소 직후 겪는 어려움을 보게 됐다. 이들의 홀로서기를 돕고 지지 체계가 돼주자는 취지로 굿프렌즈 사업을 시작한 게 2021년이었다.

3년간 ‘자립 준비’ ‘자립 이행’ ‘자립 안착’이라는 세부 목표에 따라 맞춤형 교육 등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자립 준비 단계에서는 재무·진로·직업 교육, 정서지원 프로그램, 관계역량 프로그램 등 자립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기초교육을 한다. 자립 이행에서는 인턴십 프로그램과 자기 계발을 위한 장학금 등을 지원한다. 자립 안착에서는 맞춤형 컨설팅과 함께 자립준비청년의 공동체 활동을 위한 자립 캠프, 공감 워크숍 등을 제공한다.

재무 관리와 관계 맺기가 관건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만난 한유미 굿피플 국내사업본부 대리가 굿프렌즈 사업을 설명하는 모습. 이한형 기자

한유미 굿피플 국내사업본부 국내사업팀 대리는 최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장에서 홀로서기에 나서는 자립준비청년들을 보니 가장 취약한 부분이 재무 관리와 관계 맺기”라며 “그러다 보니 이를 대비한 재무교육과 관계역량 프로그램의 참석률이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강한 자립을 위해서는 재무 관리와 관계 역량 부분이 안정적으로 잡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퇴소 직후 자립준비청년들은 국가에서 받는 자립정착금과 5년간 매달 자립수당(50만원)을 받는다. 그러나 건강한 재무 관리 습관이 자리잡히지 않아 처음 만져본 목돈을 한꺼번에 지출하거나 이들의 정착금을 악용하려는 이들로부터 사기당해 오히려 큰 빚을 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건강한 재무 습관을 하루아침에 갖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일회성 교육이 아닌 연차별 교육 내용으로 발전시켜 자립준비청년들이 교육 내용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도록 ‘밀착 지원’을 한다. 한 대리는 “첫해에는 재무 관리 습관에 대해 교육을 하고 이듬해에는 돈을 어떻게 소비했는지 발표하며 합리적 소비에 대해 실습한다”면서 “2년간 재무 교육을 진행한 강사가 3차연도에 일대일 재무 컨설팅을 하며 재무 일지를 쓰도록 한다. 한눈에 자신의 재무 상황을 파악해 장기적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라포 형성’에 공들이는 이유
자립준비청년들이 굿프렌즈의 ‘관계역량 프로그램’으로 2022~2023년 겨울·제주 캠프에서 스키 활동과 래프팅 체험, 도자기 공예에 참여하고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가죽 제품에 달리는 액세서리를 만드는 장면(사진 위부터). 굿피플 제공

굿피플 사업 관계자들은 자립준비청년들과의 ‘라포(유대관계) 형성’에 공을 들였다. 한 대리는 “장기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이들과의 지지 체계가 무너지지 않고 지속적 모임을 이어가려면 무엇보다 관계 맺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굿피플은 (어른을 향해) 마음의 문이 닫힌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관계의 접촉점으로 목공예, 요리 등 공동체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도록 했다. 사업 2차연도인 2022년에는 1박2일 캠프 등을 진행했으며 이듬해에는 자립준비청년들끼리 자조 모임을 하도록 활동비를 지원했다.

굿피플이 3년간 굿프렌즈에 참여한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굿프렌즈 참여를 통해 자립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이 감소한 인원은 전체 참석자 중 73%나 된다. 참석자 10명 가운데 8명(82%)은 자립에 대한 자신감과 희망, 기대감이 증가했다.

한 대리 등 관계자들은 연차를 거듭하면서 자립준비청년들로부터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한 대리는 “이들은 초반부터 마음의 문을 열었으면 (사업 담당자들과의) 관계가 더 진전됐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이처럼 아무리 좋은 강사를 모셔서 교육해도 결국 당사자와의 신뢰 관계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사업을 할 때 가장 염두에 둘 점”이라고 조언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