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 아니어도 정계정맥류 있으면 정자 기능 이상

[쿠키 건강] 국내 연구진이 불임이 아닌 다른 이유로 정계정맥류로 진단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정액검사를 시행한 결과, 정자의 숫자나 운동성이 비정상적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비뇨기과 남성불임팀(백재승, 김수웅 교수)은 19일 불임이 아닌 다른 이유로 수술현미경을 이용한 정계정맥류제거술을 시술받은 성인 남성 268명의 정액검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63.1%(169명)가 정자의 숫자, 운동성 등 정액검사 지표에서 비정상적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계정맥류제거 수술을 하면 상당수 환자에서 정액검사 지표가 호전되는 것으로 연구결과 나타났다. 연구팀이 수술 전후 정액검사의 비교가 가능한 121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92명(76%)에서 수술 후 정액검사 지표가 수술 전에 비해 20% 이상 향상됐다.

정계정맥류는 고환에서 들어오는 정맥들이 늘어나 음낭에서 마치 벌레처럼 만져지는 상태를 말하는데, 해부학적 구조 때문에 주로 좌측 음낭에서 발생한다. 전체 남성 인구의 약 15%, 불임 남성의 약 40%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편이다.

김수웅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불임이 아닌 다른 이유로 병원을 찾아 정계정맥류가 확인된 남성에서도 정액검사를 꼭 시행해야 한다”며 “정액검사에서 이상이 있더라도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대부분 환자에서 정액지표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비뇨기과학 저널’ 5월호에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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