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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전략공천 논란

전석운 논설위원


전략공천은 여론조사나 경선을 거치지 않고 지역구 선거에 나설 후보를 추천하는 것을 말한다. 당내 경쟁자가 없어서 지원자 1명을 곧바로 공천하는 단수추천과는 구분된다. 전략공천이 정치 신인의 등용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물갈이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18대 총선을 앞두고 단행한 전략공천은 ‘공천 학살’이라는 당내 친박(친 박근혜)계의 반발을 샀다. 4년 뒤에는 친박계의 ‘보복 공천’이 따랐다.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꾼 여당은 19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246곳 중 무려 47곳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했는데 공천 탈락은 친이(친 이명박)계에 집중됐다.

전략공천은 당 지도부의 내 사람 심기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당내 기반이 없는 정치 신인이 전략공천을 통해 국회에 진출하면 자신을 공천한 사람에게 충성하기 마련이다. 전략 공천이 개혁 공천이라는 명분으로 포장되지만 계파 갈등이나 공천 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 등 부작용이 따랐다. 이런 논란 때문에 공천관리위원회의 추천과 최고위원회의 의결 등 최소한의 절차를 따르도록 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전략공천 논란에 휘말렸다. 그가 비대위원으로 영입한 김경율 회계사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지지하면서다. 마치 한 위원장이 김 위원을 전략공천하는 것처럼 비쳤다. 그러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마포을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공천 룰도 확정되지 않았다. 당내 예비 후보들은 반발했고 한 위원장의 김 위원 지지 발언은 불공정 시비를 불렀다.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문제를 삼으면서 당정 갈등으로 불거졌다. 특히 김건희 여사를 프랑스 혁명 당시 루이 16세 부인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김 위원의 발언이 용산의 심기를 건드렸을 것이다. 여당의 전략공천은 밥솥 뚜껑을 열기도 전에 김이 샌 꼴이 됐다. 전략공천 논란은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에 또 하나의 악재다.

전석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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