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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곳곳서 새는 국고보조금, ‘이권 카르텔’ 부인 못 하게 됐다

사진=뉴시스

경찰이 지난 6월부터 6개월간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사례 489건을 적발하고 1620명을 검거했다고 한다. 놀라운 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검거 인원이 94.7% 증가한 데다 부정수급 총액은 1372억6000만원으로 5배 가까이 폭증했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말 철저한 회계점검을 지시한 데 따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특별단속’에 들어가 적발이 늘어난 것이겠지만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행태가 독버섯처럼 퍼져 있음을 방증한다. 이는 감사원이 별도로 지난 6월 비영리 민간단체(시민단체) 감사에서 적발한 최근 3년간 부정 사용액이 314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엄청난 액수다. 489건에 1620명이 가담한 걸 보면 “이권 카르텔이 작용하고 있다”는 대통령 지적이 팩트로 확인된 셈이다. 정부가 방만 운용을 핑계로 내년도 민간단체와 사회적 기업 보조금 등을 삭감하려는 데 대해 민관 협치를 옥죈다거나 사회적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프레임 씌우기라는 야당 안팎의 지적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취약계층을 보듬기 위한 보조금 지원은 당연히 국가가 해야 할 몫이다. 그러나 운용 실태를 철저히 감시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다. 따라서 윤희근 경찰청장이 국민 세금에 대한 사기라고 지적했듯이 보조금 비리는 일벌백계 차원에서 조세범 처벌법 수준으로 엄중히 다스려야 한다. 조세포탈죄는 연간 횡령액이 10억원을 넘으면 무기징역까지 처벌할 수 있으나 보조금 부정수급은 최대 징역 10년에 그친다.

특히 보조금 수급 과정에서 관련 공무원과 이를 집행하는 공공 기금 기관의 부실관리를 사전에 차단할 장치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특히 노인 요양기관의 경우 부정 수급을 통한 보조금 편취를 일삼다 폐업해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24년도 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내년도 민간 보조사업 예산안 중 비리가 적발됐거나 폐지 감축을 받았음에도 액수가 늘어난 사례가 14건 발견됐다. 집행 이전 단계인 보조금 예산 책정 과정에서조차 일을 대충 하고 있으니 국민 혈세가 쌈짓돈이냐는 비판이 그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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