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세계 1위 가전 기업이라는 틀을 벗고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오는 2030년까지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등에 50조원을 투자해 매출액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LG전자는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사업전략과 비전을 발표했다. 비(非)하드웨어 사업 모델, 기업간거래(B2B) 영역 성장, 신사업 동력 확보가 3대 핵심축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2030년 ‘트리플 7’(연평균 성장률 7% 이상, 영업이익률 7% 이상, 기업가치 7배 이상)을 달성하고, 매출액을 지난해 65조원(LG이노텍 제외)에서 100조원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강조했다. 투자액 50조원 가운데 25조원은 연구·개발(R&D)에, 나머지는 설비투자(17조원)와 전략투자(7조원)에 쏟아붓는다.
LG전자의 주력인 TV 사업은 콘텐츠·서비스·광고를 더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다. LG전자 스마트TV 운영체제 ‘웹OS’를 적용한 TV 판매량은 2억대 가량이다. LG전자는 다른 TV 브랜드나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의 제품군에도 웹OS 공급을 늘릴 예정이다. 웹OS에는 광고 기반의 무료 동영상 서비스 ‘LG채널’이 탑재된다. 쉽게 말해 제품에 들어가는 플랫폼 서비스를 ‘광고판’으로 삼아 수익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생활가전의 경우 구매 이후에도 새로운 기능을 계속 추가할 수 있는 ‘업(UP) 가전’을 확대한다. 여기에 구독과 스마트홈 솔루션을 접목한다.
B2B 영역에선 전장사업에 초점을 맞춘다. 조 사장은 “전장(VS)사업본부는 지난 10년간 많은 어려움에도 도전을 거듭해 연 매출 10조원의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2030년까지 전장사업 매출액을 20조원으로 키워 ‘글로벌 톱10 전장업체’로 올라서는 게 LG전자의 목표다. 은석현 VS사업본부장은 “최근 전기차 시장과 함께 e-파워트레인의 성장이 가파르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VS사업본부의 분사 가능성에 대해 “현재 검토한 바 없다. VS본부는 성장동력으로서 빠르게 성장해나가야 하는 영역이 상당히 많다. 당분간은 급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답했다.
신사업의 경우 전기차 충전, 디지털 헬스케어, 메타버스에 집중한다. 전기차 충전 사업은 단순히 충전기 판매에 그치지 않고, 차별화한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루션 업체로 자리를 잡을 방침이다. 올해 안에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추가 생산기지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지난 2020년 말에 신설한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북미 이노베이션센터를 중심 축으로 해서 전략적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메타버스는 사업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LG전자는 ‘리인벤트(Reinvent)’를 키워드로 하는 조직문화 혁신도 추진한다. 조 사장은 “대기업이 가질 수 있는 관료적인 방식·태도를 비롯해 바꿀 수 없는 것조차 바꿔보자는 기업 변혁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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