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하원이 9월 3일을 ‘군국주의 일본에 승리하고 제2차 세계대전이 종결한 날’로 정하는 법안을 20일(현지시간) 통과시켰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법안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6월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소속의 하원 국방위원장 블라디미르 샤마노프 등 상·하원 의원 8명이 제출한 것이다. 1년 가까이 심의가 진행되지 않다가 이날 하원에서 통과됐다. 상원 심의를 거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서명을 받으면 확정된다.
러시아에서 9월 3일은 ‘대일 전승 기념일’로 지정돼 있다가 2020년 ‘일본’이 빠지고 ‘제2차 세계대전 종결의 날’로 변경됐다. 이번에 일본을 다시 추가한 것인데 군국주의 문구까지 넣으면서 일본이 과거 침략전쟁을 한 전범국이라는 어감을 더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러시아는 일본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화한 것에 반발하고 있어 이번 일은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도쿄방송(TBS)도 “러시아 제재 동참에 따른 보복”이라고 봤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9일 고즈키 도요히사 주러시아 일본대사를 불러 우크라이나에 군수품을 공급하기로 한 데 대해 항의한 바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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