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혹한기 속에서도 ‘기술 초격차’를 통해 D램 시장 1위 수성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선단 12㎚(나노미터·10억분의 1m) DDR5 D램(사진)양산을 업계 최초로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12나노급 D램 개발을 완료한 후 5개월 만이다.
삼성전자는 12나노급 D램에 최선단 기술을 적용해 이전 세대 제품 대비 생산성을 약 20% 향상했다고 밝혔다. 동일한 웨이퍼를 투입했을 때 20% 더 많은 제품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소비전력은 이전 세대 제품보다 약 23% 개선됐다. 신제품은 최고 동작 속도 7.2Gbps(초당 기가비트)를 지원한다. 1초에 30GB(기가바이트) 용량의 UHD 영화 2편을 처리하는 속도다. 삼성전자는 “소비전력 개선으로 데이터센터 등을 운영할 때 전력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탄소 배출과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데 적극 동참하고 있는 글로벌 IT 기업들에 최상의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3월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공정 적용 D램을 양산했다. 이후 2021년 업계 최선단 14나노 EUV DDR5 D램을 양산하는 등 반도체 미세화를 주도하고 있다.
반도체 침체기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기술력을 앞세워 고객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라 찾아올 ‘호황기’에 맞춰 신제품 양산에 들어가 고객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AI 서비스 고도화 등의 흐름에 따라 2025년부터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한 데이터센터가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용량 처리가 요구되는 컴퓨팅 시장 수요에 맞춰 제품을 적기에 상용화하겠다. 큰 수혜를 볼 시장 중 하나인 데이터센터 및 AI 시장 등에 삼성전자는 D램을 다양한 제품군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기준 D램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매출 기준 42.7%로 1위다. D램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서버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40%)를 기록 중이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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