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쿠팡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입점 소상공인과의 상생 방안을 내놨다. 주요 방안은 수수료 인하와 분쟁 조정을 위한 소상공인 전담 조직 신설이다. 다만 강제성 없는 상생 방안만으로는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는 이날 갑을, 소비자·이용자, 데이터·인공지능, 혁신공유·거버넌스 등 4개 분과의 자율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는 민간 스스로 플랫폼 시장의 규제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해 8월 출범했다.
갑을 분과에서는 거대 플랫폼과 입점 소상공인 간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카카오 네이버 쿠팡 G마켓 무신사 등 10개 오픈마켓 사업자가 논의에 참여했다. 오픈마켓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전자 상거래 플랫폼이다.
갑을 분과가 내놓은 자율규제 방안에는 입점 소상공인의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 담겼다. 우선 플랫폼 사업자들은 소상공인에 대한 수수료를 줄이기로 했다. 카카오는 신용카드 결제에만 적용되던 수수료 우대 정책을 카카오페이 머니, 휴대폰 결제, 무통장 입금 등 다른 결제 수단에도 확대 적용키로 했다. 또 채널 친구 수가 1만명보다 적은 소상공인의 경우, 채널 메시지 광고비를 건당 75% 덜 받을 예정이다.
G마켓은 카테고리별 수수료를 1년간 올리지 않기로 했다. 무신사는 향후 1년간 매출 하위 50% 입점사의 결제 수수료를 전액 면제할 계획이다. 11번가는 지난해 입점한 소상공인 중 월평균 거래액이 1000만원 이하인 경우, 올해 입점한 신규판매자와 동일하게 6%의 수수료율을 1년간 적용하기로 했다.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계약서 가이드라인도 나왔다. 갑을 분과는 입점 계약 기간, 계약 변경·해지 시 사유 및 절차, 수수료·광고비 적용 방식, 대금 정산 주기 및 절차 등을 계약서 필수기재사항으로 정했다.
플랫폼과 소상공인의 분쟁을 조율하기 위한 ‘오픈마켓 자율분쟁조정협의회(가칭)’도 곧 출범한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오는 8월 말까지 자율분쟁조정협의회의 설치·구성·운영 등 구체적 사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협의회는 오는 11월까지 시범운영된다.
불량 입점업체의 ‘사기 판매’를 차단하기 위한 공조도 약속했다. 소비자들에게 돈을 받고 상품을 보내지 않거나 가품을 진품으로 속여 파는 입점업체를 잡아내기 위한 것이다. 한국소비단체협의회가 소비자 동향을 점검해 민원 발생 업체 정보를 플랫폼에 전달하면 각 사업자가 검색 노출 제한, 소비자 주의 문구 표시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다만 이들 방안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불투명하다. 상생 방안 이행 여부는 전적으로 플랫폼 사업자의 의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일단 자율규제 기구는 상생 방안을 이행하지 않은 플랫폼에 1차로 비공식 경고를 하기로 했다. 그 이후에도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미이행 플랫폼 업체명을 공개해 이행을 권고할 계획이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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