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배터리 기업들이 오는 2030년까지 매년 33%의 수출 성장세를 보인다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연평균 0.3% 끌어올릴 전망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한국 기업들은 중국 외 지역의 전기차 수요 급증, 기술적 우위, 미국의 세액공제 혜택 등을 고려할 때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 전기차 공급망 확장의 거시적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2030년까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배터리 수요가 각각 연평균 33%, 28% 늘어난다고 추산했다. 반면 중국의 연평균 수요 증가율은 11% 수준에 그친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EU에서 발생하는 배터리 수요의 상당 부분을 한국 기업들이 채울 것으로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한국 기업의 글로벌 배터리 매출은 연평균 43% 늘어나고, 배터리 제품 수출도 연평균 33%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기차를 제외한 한국의 대미(對美)·대중(對中) 수출이 각각 같은 속도로 증가하고 미국의 전기차 전환 속도가 빨라진다면, 2030년에 한국의 대미 총수출 규모는 대중 수출을 웃돌 수 있다고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기업들의 배터리 생산 증가가 수출 증가율을 연 2.5%, 수입 증가율을 연 1.4% 끌어올려 경상수지를 개선시키고 2027년까지 5년간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을 매년 0.3%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배터리 기업의 추격이 거세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비(非)중국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점유율 28.0%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 CATL(24.4%), 일본 파나소닉(18.5%), 한국 SK온(10.9%), 한국 삼성SDI(10.1%) 등이었다. SNE리서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LG에너지솔루션이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CATL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고 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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