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엑시노스 ‘부활’에 팔을 걷어붙인다. 이르면 내년에 엑시노스가 다시 갤럭시 스마트폰의 메인 칩셋이 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AMD와 차세대 고성능·저전력 그래픽 설계자산(IP)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한다고 6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AMD의 초저전력·고성능 ‘라데온’ 그래픽 설계자산을 기반으로 개발하는 차세대 그래픽 솔루션을 엑시노스 라인업에 확대 적용한다. 삼성전자는 콘솔 게임 수준의 고성능·고화질 게이밍 경험을 스마트폰 외 다양한 기기에서도 제공하고, 차세대 그래픽 솔루션 연구개발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AMD는 2019년 고성능 그래픽 설계자산 아키텍쳐(RDNA) 활용 라이선스를 체결하고, 2022년 모바일AP에 탑재되는 GPU ‘엑스클립스(Xclipse)’를 RDNA2 기반으로 공동 개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모바일AP 엑시노스2200(사진)에 엑스클립스를 탑재했다. 엑시노스2200은 갤럭시 S22 시리즈에 적용되며 그래픽 성능에서 퀄컴 스냅드래곤보다 나은 성능을 낼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발열과 성능 모두 기대에 못 미쳤다. 이는 갤럭시 스마트폰의 경쟁력에까지 영향을 미쳤고, 삼성전자는 갤럭시 S23에 퀄컴 스냅드래곤을 100% 사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AMD와 협력을 강화하는 건 엑시노스 경쟁력을 끌어올려 ‘무대’에 복귀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서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이상 엑시노스로 대표되는 시스템 반도체를 포기할 수 없다.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 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자체 칩셋을 설계하고, 3나노 첨단 공정을 활용한 파운드리 수주를 늘려야 한다.
지난해 부진으로 삼성전자는 올해 엑시노스2300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칩셋 개발을 계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025년을 엑시노스 복귀 시점으로 삼는다고 관측한다. 올해와 내년에 성능과 발열 문제 등을 전반적으로 개선한 ‘시제품’을 만든 뒤, 갤럭시 S25가 출시되는 2025년 엑시노스 신제품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에 속도가 붙는다면 내년부터 다시 갤럭시에 채택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이석준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광선 추적(Ray Tracing)’ 기능을 모바일AP에 적용하는 등 AMD와 함께 모바일 그래픽 기술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저전력 솔루션 설계 노하우와 경쟁력으로 차별화된 모바일 그래픽 솔루션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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