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번호 앞세워 유사수신업 기승

몽키레전드, 드래곤스타와 같은 고수익 재테크를 빙자한 유사금융플랫폼(유사수신) 업체들이 진화하고 있다. 사업자 등록을 마쳤기 때문에 국가로부터 인증받은 합법적인 업체라며 안전하다는 식으로 금융지식이 부족한 청년들과 50~60대 장년층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가 필요하다.

최근 O트랜, 라스트OO와 같은 유사금융플랫폼 업체들이 네이버 블로그나 카카오톡 등의 온라인상에서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올해 초 인터넷상에서 투자자들에게 많은 피해를 입혔던 몽키레전드, 드래곤스타와 거의 동일한 수법으로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유사금융플랫폼 업체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나, 네이버 밴드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P2P(개인간 직거래) 방식이기 때문에 업체가 전혀 거래에 관여하지 않고, 가상 아이템 구매 후 판매 시 수수료를 가져가는 방식 투자가 진행된다고 설명한다. 여기까지는 이전의 금융사기업체와 동일한 구조지만, 해당 업체들은 사업자등록을 진행한 정식사업자들이기 때문에 기존 금융사기업체들과는 다르다는 식으로 홍보하고 있다.

실제로 유사금융플랫폼 업체들이 받았다는 사업자등록번호를 국세청 사업자등록상태조회를 해보면 부가가치세 일반과세자로 등록돼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사업자등록을 했다는 사실이 해당 유사금융플랫폼 업체들의 안전성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

사업자등록이란 납세의무자에 해당하는 사업자가 정부(세무관서)의 대장에 수록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업을 시작하고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 세무서에 신고하는 것일 뿐, 온라인 금융거래 사업 허가를 받았다는 것이 아니다. 금융업체로서 합법적인 활동을 진행하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금융업체들 중 가장 규모가 작은 대부업체들도 대부중개업등록번호를 받아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사업자등록은 상업적 활동을 한다는 것을 신고하는 것일 뿐, 국가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았다는 식으로 증명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건 한상준 변호사도 “어떤 식으로 홍보하더라도 유사금융플랫폼 업체들이 보여주는 수법은 전형적인 폰지사기(다단계)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라며 “해당 업체들은 길게는 6개월, 평균 3개월 정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것처럼 위장하면서 규모를 키우다가 신규 투자자 유입이 둔화되기 시작하면 가상의 아이템을 일괄적으로 풀어버리고 잠적해버린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들이 잠적해버리면 마지막에 물린 투자자들만이 남아 그간 투자해왔던 자금들을 모두 잃어버린다”며 “이처럼 잠적해버린 경우 피해금액을 돌려받기가 사실상 쉽지 않아 재태크를 준비하는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김동운 쿠키뉴스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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