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이 걸린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올 추석을 ‘비대면 추석’으로 만들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고향 방문자제와 온라인 성묘를 당부하고 남는 시간은 비대면 공연을 즐기며 보낼 것을 제안했다. 서울과 부산은 추석 가족 모임을 대체할 다양한 공연·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성악과 뮤지컬, 국악, 트로트, 미디어쇼 등 다양한 비대면 공연 영상을 유튜브 채널 ‘문화로 토닥토닥’에 게시한다. 해당 영상들은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을 달래기 위해 지난 13일부터 꾸준히 올리고 있는 콘텐츠들이다. 추석 당일 기준, 뮤지컬 배우 김소현·손준호와 해금연주가 ‘은한’, 판소리 보컬 ‘우리 가(家)’, 트로트 가수 박서진·김나희, 가수 ‘알리’ 등이 출연한 공연들이 펼쳐진다.
보이그룹 ‘세븐틴’의 서울 한류체험 영상 또한 유튜브 채널 ‘비짓서울TV’에 올라온다. 인기드라마 속 음식 만들기, 최신 패션 스타일링 안내 영상 등을 통해 K팝, K푸드, K드라마, K컬쳐를 알린다.
아울러 서울시는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차에 탄 채 즐기는 서커스 축제를 선보인다. 연휴 기간에는 10월 2~4일 눈을 즐겁게 하는 화려한 서커스 기예가 펼쳐진다. 저글링과 마임부터 공중곡예까지 무대를 꽉 채운다. 모든 공연은 사전예약제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공연은 관객이 문화비축기지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공연 관람과 퇴장까지 모든 과정이 차량에 탑승한 상태로 진행되는 ‘드라이브 인’ 방식으로 시행된다. 시민 간 거리두기를 준수하고, 공연자와 관람객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접촉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부산시도 유튜브를 통한 문화예술 서비스를 지원한다. 부산시립예술단은 9월 30일 오후 5시 베토벤 환상 합창곡을 시작으로 총 11편의 공연을 ‘부산시립예술단 TV’에서 방송한다. 아울러 연극 ‘결혼’을 10월 3일 오후 7시30분부터 ‘배시시TV’에서 방영한다.또 2020부산비엔날레는 전시 작품들을 3D 영상으로 제작해 자체 채널에서 공개한다.
온라인 성묘·추모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서울시는 추모공원과 봉안시설, 묘지 등 현장 방문 없이 고인을 기리고 추모할 수 있는 ‘사이버 추모의 집’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시립승화원 홈페이지에서 고인을 검색한 뒤 고인 또는 봉안함 사진을 올리고 차례상 음식을 차리거나 헌화대를 선택한 후 추모의 글을 올리는 방식이다.
부산시와 전북, 경기도 양주시, 강원도 등은 보건복지부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에서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으로 헌화하거나 추모글을 쓸 수 있다.
반면 현장 성묘는 대부분 이용이 제한된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경기도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을 비롯해, 파주시 용미 1-2묘지, 고양시 벽제 시립묘지 등 16개 장사시설은 연휴기간 순환버스가 운행되지 않는다. 또 제례실·휴게실이 폐쇄되고 음식물 섭취가 금지된다. 실내 봉안당 5곳은 운영하지 않는다.
부산시는 연휴 기간 영락공원과 추모공원을 전면 폐쇄한다. 전북 전주시는 자체 운영 실내 봉안시설을, 익산시는 팔봉 공원묘지 문을 닫는다. 경기도와 대전 등도 주요 장사시설을 미운영한다.
지자체들은 비대면 추석을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들이 펼친다. 캠페인 역시 대부분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진다.
서울시는 ‘추석에도 서로를 지켜주세요’ 캠페인을 벌여 SNS와 포털 사이트 등에서 이동 자제와 비대면 행사를 권고하기로 했다. 제주 서귀포시는 SNS에 ‘삼춘! 이번 벌초 때는 내려오지 맙써!’ ‘걱정말고 마스크 잘 쓰고 다닙써! 그래야 하루빨리 혼디(함께를 뜻하는 제주 방언) 모이지 마씸~’이라는 문구를 게시했다.
오주환 기자·전국종합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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