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살리기에 더 많은 점포 동참을”

Է:2020-02-1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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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플라스틱 도전 1주일

프리플라스틱챌린지에 사용한 텀블러.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으며, 우리는 대멸종이 시작되는 지점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러분의 이야기는 전부 ‘돈’과 ‘경제 성장’에 대한 것뿐이지요.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지난해 9월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기후 행동 정상회의’. 연단에는 앳돼 보이는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섰다. 그녀의 표정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16세 스웨덴 환경운동가의 울분 섞인 연설은 동석한 수많은 정치인을 향한 호통이었다. 매주 금요일 환경보호를 위해 학교 대신 1인 시위를 선택했던 툰베리.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그녀를 ‘2019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툰베리의 연설은 기자에게도 경종을 울렸다. 흥청망청 뽑아 쓰던 비닐 팩과 커피를 마실 때마다 사용한 플라스틱 빨대. 이제라도 환경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SNS를 살피던 중 ‘프리플라스틱챌린지’라는 해시태그가 눈에 들어왔다. 프리플라스틱챌린지란 세계자연기금(WWF)과 제주패스가 함께 시작한 환경운동 캠페인이다. 텀블러 사용을 SNS에 인증하면 1000원이 적립된다. 적립금은 프리플라스틱챌린지 기념 텀블러 제작에 사용되고, 제주패스와 WWF 기부금으로 이용된다. 환경보호 운동에 동참하고자 1주일간 프리플라스틱챌린지에 도전해봤다.

첫날인 지난달 20일 출근길 카페에 들렀다. 일회용 컵 사용은 금지. 집을 나서기 전 가방에 챙겨온 텀블러를 꺼내 카페 직원에게 내밀었다. “텀블러 사용하셔서 200원 할인. 아메리카노 1800원입니다.” 프리플라스틱챌린지 도전이 뿌듯해지는 순간이었다. 커피를 다 마신 뒤 텀블러에는 물을 담아 마셨다. 플라스틱은 물론 일회용인 종이컵도 사용하지 않은 하루였다.

다음날에는 퇴근 후 친구와의 약속으로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 들렀다. 음료를 받아 자리에 앉은 친구는 자연스럽게 비닐에 담긴 플라스틱 빨대를 건넸다. “나 프리플라스틱챌린지 중이야. 빨대 안 써.” 친구는 머쓱해 했지만 본인도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겠다며 빨대 2개를 다시 비치대에 꽂아 두었다. “해외에서 한 바다거북이가 구조됐는데 코에 빨대가 박혀서 피를 흘리고 있었데. 이게 다 플라스틱 사용하는 사람들 탓이지. 나도 이제 플라스틱 안 써야지.” 친구에게도 프리플라스틱챌린지를 전파한 하루였다.

“저녁 반찬 하게 메추리알 사 와. 먹고 싶은 것 있으면 사 오고.” 다음날 퇴근길에 어머니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장을 보러 갔다. 집 앞 마트에서 식료품을 하나둘 담자 짐은 꽤 많았다. 짐 바구니를 들고 계산대 앞에 섰다. “봉투 필요하세요?” 계산대에 선 직원이 물었다. 프리플라스틱챌린지 후 가방에 넣고 다녔던 장바구니가 빛을 발했다.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에 짐을 넣었다.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봉툿값 500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프리플라스틱챌린지가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기자는 떡볶이 마니아. 퇴근 후 도착한 집 소파에 앉아 배달 앱을 켜고 떡볶이 가게를 찾는다. “아 맞다. 포장용기!” 설렘도 잠시, 떡볶이 가게들은 대게 플라스틱 포장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떠올랐다. 그러나 떡볶이는 포기할 수 없었다.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 가게도 있을 거야. 찾아보자.” 앱에서 검색된 떡볶이 가게 목록에서 열 군데에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하나같이 같았다. “플라스틱 용기 안 쓰는 떡볶이 가게가 어딨습니까” 결국 인근 떡볶이 매장을 직접 방문해야 했다.

1주일의 프리플라스틱챌린지 결과, 가장 큰 장점은 비용 절감이었다. 꽤 많은 카페에서 환경보호를 위해 텀블러를 사용하는 고객에게 할인을 제공하고 있었다. 환경보호까지 가능한 일이니, 도전자에게는 일석이조인 셈이다. 다만 플라스틱 사용이 일반적인 배달업계 등 일부 유통업계의 환경보호 운동 동참이 필요해 보였다.

새해엔 저마다 하나씩 목표를 세우기 마련이다. 올해에는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라는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저는 여기에 있으면 안 돼요. 대서양 건너편 나라에 있는 학교로 돌아가 있어야 합니다.” 소녀 환경 활동가의 울부짖음에 모두가 책임감을 갖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신민경 쿠키뉴스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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