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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해주 임명 강행 부적절하나 국회 보이콧은 안 돼

입력 : 2019-01-28 04:00/수정 : 2019-01-28 17:27
문재인 대통령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 임명 강행으로 경색 정국이 깊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27일 국회에서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 규탄대회’를 열고 공세수위를 더욱 높였다. 한국당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조 선관위원 임명이 김태우, 신재민, 손혜원 논란으로 가뜩이나 격앙된 야당의 대여투쟁 모드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한국당이 조 선관위원 임명에 반대했던 건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공명선거특보를 지냈다는 이력 때문이다. 정치적 중립성에 위배될 뿐 아니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를 장악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본 것이다. 지난 9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한 이유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회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해 달라고 재요청했고, 끝내 청문회가 열리지 않자 더 이상의 기다림은 무의미하다고 보고 임명을 강행했다. 취임 후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장관급 인사를 강행한 8번째 사례다. 인사청문회제도를 형해화했다는 비판을 들을 만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중요한 헌법기관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조 선관위원 임명이 시급을 다투는 중대한 사안인지에 대해서는 수긍하기 어렵다. 조 선관위원이 없다고 해서 당장 선관위 업무가 마비되는 것도 아니다. 좀 더 시간적 여유를 갖고 야당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면 여론이 정부·여당에 우호적으로 조성됐을 게다. 원칙 못지않게 정무적 판단이 중요할 때도 있다.

이명박·박근혜정부 때는 우파성향 인물을 중앙선관위원으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 박근혜정부 때 임명된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이사 출신 선관위원은 지금까지 선관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중앙선관위원 자격을 세밀하게 규정하지 못한 법적, 제도적 미비점을 탓해야지 임명 자체를 탓할 일은 아니다.

한국당이 이를 빌미로 국회 보이콧을 선언한 건 과했다. 국회법에 따라 2월이면 임시국회가 자동 소집된다. 유치원 3법, 체육계 성폭력 근절 법안, 탄력근로제 법안,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법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 등 처리해야 할 현안들이 수북하다. 한국당은 바른미래당이 조 선관위원 임명을 비판하면서도 국회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은 이유를 무겁게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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