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대선, 격투기 선수 출신 바툴가 당선

몽골 대선에서 격투기 선수 출신 칼트마 바툴가(54·사진) 몽골민주당 후보가 몽골인민당의 미예곰보 엥흐볼드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8일 현지 어드린소닌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바툴가 후보는 전날 대선 결선투표에서 50.6%의 득표율로 41.1%를 얻은 엥흐볼드 후보를 꺾었다. 바툴가 후보는 “몽골이 승리했다”며 “공약대로 경제난과 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바툴가 후보는 연임에 성공했던 같은 당 출신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에 이어 직무를 수행하게 됐다.

바툴가 후보의 승리는 자원 민족주의를 내세운 결과다. 그는 몽골의 최대 산업인 광물산업의 발전을 위해 러시아로 향하는 철도와 대규모 공단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또 외국 광물 채굴기업이 몽골에서 번 돈을 현지 금융기관에 예치하도록 법령을 정비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자국 산업의 부흥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몽골 우선주의’ 전략이 통한 것이다.

새 대통령의 최대 과제는 경제 살리기다. 몽골은 지난 5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차관 55억 달러(약 6조원)를 받았다. IMF가 몽골을 구제한 것은 벌써 6번째다. 바툴가 후보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몽골 경제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자원 민족주의를 내세워 경제 주권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했다. 몽골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90%에 육박할 정도다.

바툴가 후보는 몽골유도협회장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몽골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딴 유도 선수를 배출하기도 했다. 본인은 격투기 일종인 삼보 선수로 활약하면서 1983년 삼보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86년, 90년에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운동선수뿐 아니라 기업가로도 성공했다. 호텔과 식품가공업체, 테마파크 등을 경영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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