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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진경준의 ‘공짜주식’ 무죄 선고 납득 안 돼

68년 검찰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검사장 신분으로 구속 기소된 진경준 전 검사장이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검찰 구형량(징역 13년)보다 대폭 낮은 형이다. 더욱이 재판부는 진 전 검사장과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 사이의 주식 대금 등 넥슨 관련 부분은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검찰이 청구한 추징금 130억7900만원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진 전 검사장은 10여년 동안 김 대표에게 특정한 내용을 청탁하지 않았고 김 대표가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준 증거가 없다”며 “넥슨의 현안 발생시기 사이의 상관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직무와 관련된 유의미한 게 없고 그 발생이 확인되지 않아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직무의 범위를 너무 좁게 해석한 것이다. 고위 공무원의 뇌물수수 사건 때 포괄적 뇌물죄를 인정한 판례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대법원은 1997년 4월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 당시 포괄적 뇌물죄 판례를 처음으로 확립했다. ‘뇌물은 공여되거나 수수된 것으로 족하고, 개개의 직무행위와 대가적 관계에 있을 필요가 없으며, 그 직무가 특정된 것일 필요도 없다’고 정의한 것이다. 이 판례는 2003년 이기택 전 의원 수뢰 사건, 2014년 김광준 전 부장검사 뇌물 사건 등의 재판에서 변함없이 적용됐다. 검찰도 이런 점을 앞세워 즉각 항소 입장을 밝혔다.

진 전 검사장과 대학 동창인 김 대표는 지난 10월 재판에서 “친구가 검사였기 때문에 줬다”고 진술했다. 주식을 대가없이 공짜로 준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힌 것이다. 따라서 “검사로서의 직무와 관련돼 있다고 증명할 사정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판시한 1심 판결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국민이 항소심을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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