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고객 60만 장병 잡아야 대박이지 말입니다！”… 이통3사 뜨거운 ‘군인 마케팅’

가입자 정체로 수익 부진을 겪고 있는 이동통신사가 60만명 군장병을 위한 요금제를 출시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군 복무 기간 휴대전화를 일시 정지하거나 해지하는 고객들까지 자사 고객으로 묶어둬 가입자 이탈을 막는다는 전략이다. 군인을 위한 서비스 출시로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인 전용 요금제로 단말기 할인까지=과거 직업 군인이 아닌 일반 병사들의 경우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통사들이 공을 들여야 하는 고객이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통사들이 병사들의 휴가 기간을 포함해 군 복무 기간 동안 자사 이통사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하도록 하고, 복무가 끝난 후에도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KT는 지난 10월 ‘나라사랑 요금제’를 출시했다. 군 복무 중인 병사가 부대 내 군 전용 전화(공중전화)로 걸어도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표시해주고 매월 무료통화, 휴가 데이터를 제공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군 입대 전 사용하던 번호를 정지시키기 때문에 이 번호로 연락을 취해도 사용자와 닿을 수 없었다. 이 요금제를 활용하면 문자를 군대 내 PC방인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ID와 비밀번호 입력 후 자신의 번호로 수신된 문자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군 입대한 아들과 연락을 취하고 싶은 부모가 기존 아들 휴대전화 번호로 문자를 보내면 휴식 시간을 활용해 병사가 이를 PC에서 확인하고 전화할 수 있게 된다. 군대 내 전용 전화에서 전화를 걸어도 기존 아들 번호가 뜨기 때문에 스팸 전화로 오해하고 차단할 일도 없게 된다.

제대 후에는 매월 적립되는 ‘나라사랑 포인트’로 단말기·요금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요금의 10%가 포인트로 쌓여 단말기 대금에서 포인트를 공제한 뒤 구입할 수 있다. 월 1만6390원(부가세 포함)의 이 요금제로 200분 무료통화 등 약 4만원 상당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KT측 설명이다. 한국리서치의 지난 5월 조사에 따르면 군인 1인당 월 통신비는 약 1만9000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지난 7일 ‘지켜줘서 고마워’라는 부가 요금제를 출시했다. 월 2200원의 요금제에 가입하면 휴가, 외박 시 음성과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고 전역 후에도 기기 변경 시 포인트를 활용해 추가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하루 이용 요금 중 절반인 1000포인트는 사용한 날만큼 적립돼 군복무 이후 기기 변경 시 요금 납부나 단말기 구입에 사용할 수 있다. 포인트 적립을 고려하면 하루 1000원에 음성과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SK텔레콤 측은 기존처럼 장기 정지 신청을 하고 휴가 때만 정지 해제하는 것 보다 군 장병 요금제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방식은 입대 전 사용하던 한 달 기준 요금제를 1일씩 나눠 사용한 날짜만큼 청구되기 때문에 기본 제공되는 음성·데이터량이 제한적이다. SK텔레콤은 제대 후 6개월 내 신규가입을 하거나 기기변경을 하는 고객의 경우 2년간 데이터를 매월 50MB∼1GB까지 추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가입자 기키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군 장병 대상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도=LG유플러스는 요금제 대신 직접 단말기를 보급해 군인들을 지원하고 있다. 전군 병영생활관마다 1대의 수신 전용 공용 휴대전화와 통화 품질 향상을 위한 중계기를 설치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 국방부 병사 수신용 공용 휴대전화 사업자 입찰에서 ‘1원’을 써 냈다. 입찰에 앞서 국방비는 사업비로 3년간 36억원을 책정했다. KT는 21억원, SK텔레콤은 17억원을 써 냈는데, LG유플러스는 사실상 무상으로 휴대전화를 제공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중계기와 유지보수 등 3년 간 통신 서비스 요금 141억원도 무상 제공키로 했다.

병사 수신용 공용 휴대전화는 전화를 받을 수만 있는 폴더형 스마트폰이다. 부모들이 부대 내 일과 시간 이후부터 취침 시간 이전까지 원하는 시간에 전화를 해 자식과 통화할 수 있다. 병사들이 직접 LG유플러스의 통신 서비스를 무상으로 체험하게 되기 때문에 기업 이미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함께 할 수 있다는 효과가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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