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체포 후 첫 조사가 약 3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이 전 위원장 측은 경찰의 체포가 부당하다며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전 위원장의 변호인 임무영 변호사는 2일 오후 9시15분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전 위원장이 오후 6시 전후부터 오후 9시까지 조사를 마치고 유치장에 입감됐다고 밝혔다. 또 오는 3일 오전 10시 경찰 조사가 재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임 변호사는 “시간이 별로 없어 구체적인 범죄 사실보다는 실질적인 출석 요구가 있었는지 사실관계를 따졌다”며 “출석 협의가 됐음에도 불응했다고 한 것(체포영장)은 검사와 판사를 기망한 허위 공문서다. 내일(3일) 바로 체포적부심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경우, 검찰에서 현명한 판단을 통해 기각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행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체포나 구속 등에 대해서는 적법 여부를 가려달라는 적부심 청구가 가능하다. 체포·구속 적부심은 수사기관이 한 체포나 구속이 적법한지, 또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를 법원이 심사해 부적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하면 석방하는 제도다. 체포영장을 발부한 법관은 체포적부심 심문에 관여할 수 없다.
법원은 청구서를 접수받은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피의자를 심문해야 한다. 심문기일은 가능한 한 빠른 일시로 지정하게 되며 결정은 심문 절차가 종료된 때로부터 24시간 이내에 내려야 한다.
이 전 위원장은 SNS와 유튜브를 통해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한 발언을 하고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저지하는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공직선거법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이 전 위원장에 대한 조사를 내일 오전에 이어간 후 신병 처리 방향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후 8시30분쯤 언론 공지를 내고 이 전 위원장 측의 ‘불법구금’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영등포경찰서는 “피의자에 대해 8월 12일부터 9월 19일까지 6차례에 걸쳐 서면으로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며 “그럼에도 출석에 불응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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