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 140주년을 맞아 복음과 십자가의 정신을 되찾는 ‘회복의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김종혁 목사)이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한국기독교 140년 심포지엄에서다.
발표자들은 저마다 우리나라에서 기독교 복음이 확산했던 역사적 위상을 평가하면서 새 시대에 교회가 감당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
기조 강연은 김종혁 대표회장이 ‘한국기독교 140년, 교회와 사회, 미래를 향한 성찰과 도전’을 주제로 했다.
김 대표회장은 “1885년 이후 교회 성장과 대사회적 헌신을 통해 이바지한 한국교회의 현실은 성장 침체와 신뢰 상실, 영성의 위기 속에서 도덕적 양심의 기능을 못 하고 있다”면서 “결국 다음세대에 희망을 주지 못하는 교회는 140년을 맞아 복음과 십자가 정신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대표회장은 “무엇보다 복음적 삶의 변화보다 종교적 활동이 신앙의 전부로 포장된 왜곡된 현실에서 벗어나자”면서 “강단에서부터 십자가 복음이 새롭게 선포되고 삶이 변화하는 제자 공동체로 탈바꿈해야 다음세대에 복음을 전수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첫 발제는 이덕주 감리교신학대 명예교수가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진행했다.
이 교수는 “건물의 화려함보다 내적 회복이 필요할 때인데 1885년 이후 첫 70주년이던 1955년이 전쟁으로 무너진 교회의 외형적 재건이었다면 두 번째 70주년인 올해부터는 내적으로 무너져 내린 교회의 영적 지도력을 회복하는 새 과제가 주어졌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교회를 둘러싸고 있던 봉건과 식민, 분단 잔재를 청산하고 이를 통해 자유와 해방, 평화를 회복하고 종파적 이기주의와 교파주의, 교권주의, 극우 반공주의를 극복할 길을 열자”고 제안했다.
이어 발제한 임희국 장로회신학대 명예교수는 “기독교는 3·1운동부터 임시정부 수립, 해방 정국 등 역사적 순간마다 헌신하면서 결국 민주 공화제와 대의민주주의 실현에 앞장섰다”면서 “결국 실추한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교회가 민주 공화제의 파수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확대하고 모두가 평화와 공정한 기회를 누리는 사회를 여는 데 앞장설 때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판호 영산신학연구원 총장은 “그동안 교회 부흥과 오순절 성령 운동, 카리스마적 리더십과 평신도의 참여 확대 등은 ‘보내는 선교’로의 전환을 이끌었다”면서 “앞으로 교회는 디지털 시대에 다음 세대와의 연결 전략을 탐색하고 세대 통합 지도력과 디지털 기반 복음 실천, 지역사회 중심의 교회 재정립이라는 축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교회 혁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한교총은 지난 3월부터 한국기독교 140년 기념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미 두 차례 전문가 초청 근대기독교 문화유산 탐방을 진행했고 지난 4월 20일 다큐멘터리 ‘기적, 사람을 향하다’를 KBS를 통해 방송했다. 같은 달 23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에서 기념 예배와 창작 칸타타 ‘빛의 연대기’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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