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정보? 이미 털렸겠지”… 빈번한 해킹에 불감증도 확산

Է:2025-06-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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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허모(27)씨는 최근 구글·애플 등 주요 플랫폼 사용자의 로그인 정보가 무더기로 유출됐다는 보도를 접했다. 하지만 허씨는 계정 비밀번호를 변경하지 않았다. SK텔레콤, 예스24 등에서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태를 겪으며 본인 개인정보도 이미 유출됐을 공산이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허씨는 “이제 내 개인정보는 공공재 같다”며 “안전할 거라 생각했던 큰 기업들까지 그런 일이 생기니 무섭기도 하면서 오히려 무덤덤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규모 해킹 사태가 빈번해 지면서 일반인들 사이 ‘해킹 불감증’도 확산하고 있다.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시민들의 경각심을 높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가 개인정보 유출에 몸살을 앓는 중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AP 통신은 사이버 보안 전문 매체 사이버뉴스가 최근 다크웹에서 총 30개의 계정 정보 데이터 세트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유출된 로그인 정보는 총 160억건에 이른다고 한다. 여기에는 구글·애플·페이스북 등 빅테크 사용자들의 비밀번호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당수 이용자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되레 개인정보 유출로 논란이 됐던 플랫폼에 새로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 SK텔레콤 이용자 최모(25)씨는 “지난주 처음으로 C-커머스 계정을 만들어 옷을 샀다”며 “이미 (개인정보가) 다 털린 김에 그간 해킹 걱정으로 이용하지 않았던 앱들을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테무의 경우 국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중국, 싱가포르 등에 넘기고 한국 판매자 신분증 등을 수집한 것으로 드러나 지난달 15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기도 했다.


실제 인터넷 이용자 10명 중 6명가량은 비밀번호 변경이 필요하다는 안내에도 이를 즉시 바꾸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가 발표한 ‘2024 정보보호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 4000명 중 57.2%가 비밀번호 변경이 필요함을 안내받았을 때 즉시 비밀번호를 변경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보보호 침해사고 소식을 접했을 때 자신과 관련성이 있다고 인식하는 비율도 52.6%에 불과했다.

박춘식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개인정보 유출이 은행 계좌 해킹, 디지털 성범죄 등 언제든 더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며 “시민 인식 제고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학생 정보보호 교육을 강화하고 성인 대상 프로그램을 제작·방영하는 등 교육의 기회를 끊임없이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윤선 기자 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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