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상승으로 공사비가 늘어난 상황에서 미분양 사태가 이어지고 건설경기까지 나빠지면서 중대형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건설사의 부채 비율이 200%를 웃돈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18일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등 아파트 브랜드를 가진 34개 상장 건설사들의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이들의 평균 부채비율은 203%였다. 2023년 137%에서 2년 만에 66%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총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태영건설이었다. 2023년 워크아웃(채무구조 개선)을 신청했던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720%였다. 이어 금호건설(589%) HJ중공업(542%) 일성건설(454%) 코오롱글로벌(356%) SGC E&C(310%) 등의 순이었다.
34개 상장 건설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4조6182억원으로 전년(6조7242억원)보다 31% 감소했다. 매출 원가율은 92%로 전년(91%)보다 상승해 건설사들의 경영 사정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진 모양새다.
지난달 폐업한 종합건설업체는 200곳이 넘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연도별 폐업 종합건설업체 수는 해마다 증가했는데 2022년 261곳에서 2023년 418곳, 2024년 516곳이었다.
리얼하우스 관계자는 “상장 건설사 평균 부채비율이 200% 넘어선 것은 일시적 자금 경색을 넘어 업계 전반의 수익 구조에 부담에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앞으로는 재무 안전성과 사업 선별 역량을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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