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한 다른 모든 나라를 방어하는 게 주된 고려였던 날은 끝났다”며 “우리는 미국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에 대한 방어를 언급하면서도 미국의 안보와 국가이익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반드시 미국을 우선시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나라를 재건하고 방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지않아 지금까지보다 더 나은 나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과거 행정부들은 군대를 온갖 사회적 실험과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면서 우리의 국경은 방치하고 다른 나라들의 전쟁을 위해 우리의 무기고만 고갈시켰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해온 그동안 입장을 국방과 안보 분야에도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안보 분야에서 미국 국방부가 본토 방어와 중국 억제를 우선순위로 한 새 국가방위전략(NDS)을 세우고 있는 과정에서도 미국 우선주의가 최우선이 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한국의 경우 전략적 유연성을 위해 주한미군 재배치 가능성 등도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는 이어 “나는 우리의 핵심 국가 이익에 레이저처럼 집중하고 있으며 심지어 의견 차이가 매우 큰 국가들과도 화해하고 협력을 모색하는 것을 항상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지만 만약 미국이나 동맹들이 위협받거나 공격받으면 군은 압도적인 힘과 파괴적인 무력으로 우리 적들을 없앨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고 강력한 군대의 장교가 될 것”이라며 “내가 그 군대를 재건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지난 20여년간 군을 원래 취지와 다른 임무에 투입해 군이 약해졌다며 군을 원래 임무에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산만한 요소들을 제거하고 미군의 핵심 임무에 집중하고 있다”며 “미국의 적들을 분쇄하고 미국의 원수들을 제거하며 위대한 미국 국기를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특히 군에서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금지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성별, 인종, 민족의 다양성을 장려하는 정책이 백인과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자 군의 전투력을 약화하는 요인이라고 주장해왔다.
트럼프는 “무역에서도 수년 동안 우리는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이용당해 왔다”며 “우리는 다른 나라들과 누구도 가능하다고 생각조차 하지 못한 거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붉은색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쓰고 1시간 가까이 연설했다. 트럼프는 “난 알 카포네(악명높은 미국의 갱)보다 조사를 더 많이 받았는데 지금은 대통령으로서 여러분과 대화하고 있다. 그게 믿어지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연설을 마쳤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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