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에게 흉기로 살해당한 8세 여아의 아버지가 “이번 사건은 100% 계획범죄”라며 이 같은 피해가 더는 발생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지난 10일 피살된 초등학교 1학년생 A양의 아버지 B씨는 당일 경찰 조사를 마친 뒤 딸이 있는 병원으로 돌아와 취재진에게 “교사는 우울증에 의해 자기 분을 못 이겨서 아무 죄도 없는 아이를 죽였다”며 “우리 아이는 별이 됐지만 앞으로는 제2의 피해자가 나오지 말아야 한다. 학교 측에 강력히 책임을 묻고 싶다”고 말했다.
B씨는 딸의 휴대전화에 부모보호 앱이 깔려 있어 전화를 걸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아이를 찾기 시작한 오후 4시50분쯤부터 아이를 찾을 때까지 모든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B씨는 “아이가 지난주부터 미술학원에 다녔다. 오후 4시40분까지 학교에 있는 아이는 A양이 유일했다”면서 “(가해 교사는) 애가 혼자 있었던 것을 알았을 것이고, 흉기 또한 직접 챙겨온 것으로 계획범죄가 아닐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양은 10일 오후 6시쯤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초등학교 2층 시청각실에서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됐다.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피의자인 여성 교사 C씨도 목과 팔이 흉기에 찔린 채 발견돼 병원 치료를 받았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된 뒤 경찰에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40대 정규직 교사인 C씨는 우울증 등으로 휴직했다가 지난해 말 복직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C씨는 사건 나흘 전인 지난 6일에도 동료 교사의 팔을 꺾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당시 웅크리고 있던 C씨에게 다가와 ‘무슨 일이냐’고 묻는 동료 교사의 팔을 꺾으며 난동을 부렸다는 것이다.
이후 학교 측은 C씨에게 휴직을 강하게 권고했고 교육청에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교육청은 ‘같은 병력으로 더는 휴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술받은 C씨가 회복하는 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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