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자동차산업이 지난해 경기침체 속에서 비교적 선전했으나 새해 벽두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지역사회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무파업을 전제로 실현된 ‘광주형 일자리’가 지역경제 기반을 뒤흔들 가능성이 커졌다.
16일 광주시에 따르면 내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2024년 광주지역 자동차 생산량이 역대 두 번째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차종인 스포티지와 셀토스, 캐스퍼(EV) 등이 국내·외에서 인기몰이한 덕분이다.
지난해 기아오토랜드 광주에서는 스포티지 21만610대, 셀토스 15만9965만대 등 51만3000대(내수 18만1000대, 수출 33만2000대)를 생산했다. 내수보다는 수출 실적이 2배 가까이 많았다.
여기에 국내 첫 노사상생 모델로 2021년 9월 경형 SUV 양산에 들어간 GGM에서 캐스퍼 5만3000대(내수 4만3000대, 수출 1만대)를 더해 총 56만6000대 생산기록을 달성했다.
역대 최대 생산량을 기록한 2023년도 생산대수 58만6000대보다 1만9000대(3.3%) 줄었으나 기아오토랜드 광주에 부품을 납품하는 지역 업체들의 파업 여파를 극복하고 거둔 기대 이상의 성과로 평가된다.
광주지역 두 번째 완성차 공장으로 문을 연 GGM은 지난해 10월부터 캐스퍼 전기차 모델을 60여 개국에 수출 중이다.
국내에서 1개 도시에 완성차 공장이 2곳 가동 중인 도시는 광주가 유일하다.
광주지역 최대 주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한 자동차 분야 총생산액은 2022년 기준 전체 제조업 43조8000억원 중 39%를 차지하는 17조10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관세 장벽을 높일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과 혼란한 국내 정세 등 국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광주형 일자리’를 내세운 GGM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지역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GGM지회는 15일 오후 이틀째 부분파업을 벌였다. 전날 조합원 70여명이 4시간여 동안 파업한 데 이어 부서별 쟁의행위를 이어갔다.
GGM 전체 근로자 680여 명 중 노조 조합원은 228명이다. GGM 노조 측은 급여 7% 인상, 호봉제 도입, 노조 활동 보장, 주택지원 약속 이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GGM 사측은 노사민정 대타협에 따른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어긴 노조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협정서에는 자동차 누적 생산 35만대까지 노조가 파업하지 않고 노사가 참여한 상생협의회를 통해 근로·복지 여건을 협의한다고 규정돼 있다.
GGM 사측이 파업 중인 노조원을 대신한 비노조 일반 직원을 생산라인에 긴급 투입하면서 공정이 멈추는 등 조업 차질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GGM 최대주주인 광주시와 현대차는 GGM 파업이 생산량 차질과 함께 부품사 매출 감소 등으로 이어져 지역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GGM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지역 중소기업들이 도미노 타격을 받게 될 개연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등은 “GGM 파업은 지역 자동차 산업과 경제 전반에 큰 시험대가 되고 있다”며 “신속한 갈등 해소와 대책 수립을 통해 지역사회 역량을 집중해 탄생한 광주형 일자리의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GGM 노사 갈등을 풀기 위해 노동계와 시민단체 대표, 변호사, 노동관서 담당자 등이 7명이 참여한 위원회를 꾸려 중재에 나설 것”이라며 “상호신뢰를 토대로 한 노사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전국적 관심이 집중된 광주형 일자리, 더 나아가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자동차 산업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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