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형 이동통신사가 11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스마트폰을 주지 말라고 경고했다. 소비자의 스마트폰 이용률이 오를수록 이익이 커지는 이동통신사가 이런 권고를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이동통신사인 EE는 이런 권고를 포함한 새로운 안내 지침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지침에는 ‘11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전화와 문자만 가능하고 인터넷 접속은 불가능한 휴대폰을 줘야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다.
영국 이동통신사가 이런 내용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E는 또한 13세 미만에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을 제한할 것을 권고할 계획이다. 13세 이상 16세 미만 청소년의 경우 SNS 접근은 허용하되 여전히 부모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담았다. 부모와 자녀의 계정을 연결시켜 자녀가 부적절한 사이트나 콘텐츠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는 등 보호자 관리 기능을 활용하라는 얘기다.
영국 통신 규제 당국 오프콤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영국의 5~7세 어린이 가운데 약 4분의 1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가디언은 “영국의 부모들은 자녀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진학하는 시점에 등하굣길 비상 연락 등 안전상의 이유로 스마트폰을 사주는 경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청소년이 온라인 범죄와 괴롭힘, 유해 콘텐츠 등에 노출되는 폐해가 확산하면서 스마트폰 이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회심리학자인 조너선 하이트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저서 ‘불안 세대’(The Anxious Generation)에서 SNS 중독과 수면 부족, 전화 없는 아이의 따돌림 피해 등을 언급하며 스마트폰이 아이들의 뇌 회로를 바꿔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트 시어스 EE 이사는 업무이사는 “기술과 연결성은 삶은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만 스마트폰의 특성이 복잡해지면서 부모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새 지침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와 청소년DMF SNS 폐해로부터 보호하려는 움직임은 각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 영국 의회에서는 16세 미만의 어린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금지를 촉구했다.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도 공립 초·중등학교에서 내년부터 스마트폰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최다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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