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언론들이 바라본 한국 4·10 총선의 키워드는 극심한 분열과 정치적 양극화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한국에서는 정치적 양극화 현상이 너무 심해 많은 유권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아니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을 원하는 상황”이라며 “여야 양측은 정책 제안 대신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외신들도 극단적 양극화라는 한국 정치의 병폐가 이번 선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여야는 이번에도 상대를 각각 친일, 종북으로 규정하는 구태 정치, 네거티브 캠페인을 반복했다”고 짚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한국 정당은 변함없이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여당이 패해 여소야대 구도가 이어질 경우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이 크게 상실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윤 대통령은 여당이 크게 지면 남은 임기 3년 동안 레임덕에 빠질 것이고, 심할 경우 탄핵까지 내몰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국에서 야권 군소 정당의 지지율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윤 대통령은 취임 2년 만에 레임덕 지도자가 돼 남은 임기 3년 동안 정책 의제를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 선거에서 진보 진영이 승리할 때마다 한·일 갈등이 재현되고 있다며 윤석열정부의 관계 개선 노력으로 본궤도에 오른 양국 관계가 다시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도통신은 “여당이 대패하면 관계 정상화에 주력해온 윤 대통령의 대일 정책 추진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한·일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BBC는 한국 방송사들의 총선 개표방송을 ‘K-드라마’에 비교하며 흥미로운 시도로 주목했다. 인공지능(AI)과 그래픽, 패러디를 다양하게 활용해 개표 상황을 지루하지 않게 풀어낸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경제·고령화 문제 등 주요 의제들의 중요성이 간과되는 점은 한계로 짚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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