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레슬러 “한국엔 구급차 없다”…‘혐한 논란’에 사과

일본 프로레슬러 코바시 마리카(왼쪽)가 자신의 SNS에 공개한 사진. 그는 오른쪽 사진을 올리며 한국에는 구급차가 없어 제대로 된 응급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코바시 엑스 캡처

한국에서 열린 프로레슬링 경기에 참가했다가 부상을 입은 일본의 프로레슬러가 한국에는 구급차가 없어 제대로 된 응급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거짓말로 들통나 사과했다.

일본 여성 프로레슬러 코바시 마리카는 3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입장문에서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 발언한 것을 사과한다”며 ‘한국에는 구급차가 없다’는 발언을 번복했다.

코바시는 지난달 31일 경기도 김포 WWA 오피셜 짐에서 열린 ‘신한국 프로레슬링 로드 오브 스프링’ 대회에 참가, 미국의 세라핌과 대결에 나섰다가 머리 부분을 가격당하며 뇌진탕 의심 증상을 보였다. 그러나 코바시는 투혼 끝에 핀폴 승을 따낸 뒤 “너무 힘들다”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코바시는 이후 주최 측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코바시는 엑스에 입장문을 올려 “주최 측이 ‘한국은 구급차가 없다’고 말했다”며 “주최 측 차량으로 병원까지 이송해달라고 부탁하자 ‘손님들을 배웅해야 해서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선수들의 대처로 병원에 갈 수 있었지만 다시는 신한국프로레슬링 대회에 나가지 않겠다. 챔피언 벨트도 반납하겠다”고 덧붙였다.

코바시의 주장에 일본 현지 언론은 한국의 안전 체계를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해당 기사에는 한국을 비판하는 일본 네티즌들의 댓글이 다수 달렸다. 일부는 거세게 분노하며 ‘혐한(한국을 혐오함)’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윤강철 신한국프로레슬링 대표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해명에 나서며 상황이 반전됐다.

윤 대표는 “‘한국엔 구급차가 없다’고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코바시가 뇌진탕 증상을 보인 뒤 119에 신고했고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코바시의 손, 발, 머리 감각 상태를 계속 체크하는 등 적절한 대처를 했다고 반박했다.

또 “구급차가 도착한 뒤 일본 선수와 통역이 가능한 협회 직원도 구급차 안에 동승해 코바시를 이송했다”면서 “이후 의사의 지시대로 퇴원 수속까지 제공했으며, 공항으로 에스코트해 출국까지 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훌륭하고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의 사고는 안타깝지만 거짓된 정보로 한일 프로레슬링 교류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의 이같은 해명에 코바시는 다음 날 자신의 거짓말을 인정하는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한국에 구급차가 없다’는 발언은 누군가에게 전달받은 이야기”라며 “윤 대표나 관계자 발언이 아니다”라고 정정했다.

구급차 안에서 셀카를 찍어 SNS에 올린 것에 대해서는 “모르는 나라에서 죽음을 각오했기 때문에 증거를 남겨야 한다고 생각해서 찍은 것”이라고 했다. 주최 측에서 공항까지 데려다준 사실도 인정했다. 다만 윤 대표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묻지 않았다면서 “저와 윤 대표 사이에 대화는 없었다”고 했다. 자신을 걱정하지 않은 점에 감정이 상했다는 것이다.

코바시는 끝으로 “지금까지 한일관계를 말한 적도, 한국 전체의 프로레슬링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적도 없다”며 “어디까지 신한국프로레슬링과 저의 사이에 관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라고 말했다.

코바시는 일본에서 추가 검사를 받았으며 뇌 손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휴식하며 안정을 취하는 중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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