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박용진 의원을 꺾고 4·10 총선 서울 강북을 후보로 출마하게 된 조수진 변호사는 20일 “유시민 작가님께서 ‘조변은 길에서 (국회의원) 배지 줍는다’ 이런 반농(반농담)을 하셨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제가 가볍게 생각하고 나온 걸로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선지원 후고민’이기는 하지만, 그래서 잠이 오지 않았다”며 이 같이 전했다.
“배지 줍는다”는 발언은 조 변호사가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 출연하면서 전해졌다. 진행자 박씨는 “유시민 전 장관하고 아침에 ‘겸손은 힘들다’(김어준 유튜브)에서 만났는데, 첫 화두가 조 변호사였다”며 “(유 전 장관이) 조 변호사는 배지를 그냥 주웠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가 이날 이 발언을 다시 언급한 것이다.
강북을은 1996년 15대 총선부터 민주당 계열 정당이 7차례나 내리 당선된 ‘민주당 텃밭’ 지역이다. 이 지역 후보가 되면 사실상 당선된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미에서 “배지 줍는다”는 발언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재단 이사이기도 한 조 변호사는 유 전 이사장과 재단 유튜브 방송인 ‘알릴레오’를 함께 진행해 온 친분이 있다.
조 변호사는 또 논란이 됐던 ‘바보 밀알’ 발언에 대해 “곡해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방송에서 박 의원을 향해 “바보같이 경선에 응모하시겠다고 했는데, 이왕 바보가 되실 거면 입법 권력을 절대로 넘겨주면 안 된다는 더 큰 대의를 보시고 본인이 그런 바보가 돼 달라”고 언급했다.
이에 박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구석에 몰려 다 참고 견디고 인내하는 사람을 이렇게까지 조롱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냈었다.
조 변호사는 “당을 위해 썩어 없어지는 밀알 같은 헌신을 같이하자는 의미였는데 곡해된 것 같다”며 “직업 정치인으로 뛰어든 지 5일 됐고 정치 언어가 미숙하니 박 의원은 양해해주셨으면 한다”고 이날 라디오를 통해 해명했다.
조 변호사는 경선 결과 발표 뒤 박 의원과 전화 통화를 한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박 의원이 전화를 먼저 주셨다”며 “사실 저희가 한 번도 직접 뵌 적이 없었다. 제가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만나 뵙고 서로 협력할 방안, 또 같이 할 일에 대해서 말씀을 나눠보려고 한다”며 “지역구에 계신 분들 중 섭섭하신 지지자 분들도 분명히 있다. 박 의원님 좋아하시고 믿으시고 지역구에 많이 있으시기 때문에 그거를 충분히 말씀 듣고, 제가 모두 승계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가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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