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의 복귀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20년 미 의사당 난입과 대선 불복 사태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렸던 기업인들은 두 번째 임기 가능성을 앞에 두고 초긴장 상태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기업이 수 세기 번영해온 경제적 체계를 뒤흔들 수 있는 계획을 추진할 사람들을 두고 있다”며 “가장 즉각적인 우려를 살 수 있는 분야는 무역, 이민, 재정적자, 청정에너지”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기 자신을 ‘관세맨’으로 부를 정도로 고율 관세 정책을 밀어붙였다. 중국 등으로부터 보복 관세를 맞아 미국 기업들에 부담을 안겼다.
미등록 이주민 추방을 추진하면서 기업들은 일손 부족 현상을 겪었다. 농업, 소매업 등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의존적인 업계는 특히 부담이 크다. 반(反)이민 정서가 커진다면 고숙련 노동자 유입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고경영자(CEO)들은 정부 부채 문제도 우려한다. 이들은 트럼프의 법인세 인하는 환영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재정적자를 줄일 만한 그럴듯한 계획이 없다고 봤다.
친기업 성향의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 올해 미국에서 정치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기업에 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리스크 관리 자문업체 대표도 “트럼프의 지정학적 의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국적 기업에는 중국이나 러시아에 자원을 분배할지 여부 등 경영 결정을 어렵게 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인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말하지는 못한 채 사석에서만 털어놓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놓고 공격했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통령 재임 기간 중 그는 공격을 받으면 대문자로 적은 트윗을 날리며 재빨리 보복하곤 했다. 그의 이러한 움직임은 반기업 정서를 자극하기도 했다.
앞선 대선 이후 대기업들과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세력의 사이는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기업들이 재임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안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다수의 기업이 바이든 정부의 반기업적 태도에도 불만을 표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금융업계 한 거물은 바이든 대통령이 "번영에 더 큰 위협을 가한다"고 주장했고,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바이든 정부의 기조가 거래 분위기를 냉각시킨다고 꼬집었다.
미 상공회의소의 닐 브래들리는 “트럼프와 바이든 행정부가 산업 분야에 압박을 가하는 포퓰리즘 측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