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공무원들도 기업과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MZ세대인 30대가 2020년에 비해 7배 늘었다. 40대 이상은 3배 증가했다. 높은 업무 강도 대비 낮은 급여와 업무 경직성 그리고 젊은 세대의 가치관 등이 변화함에 따라 공직에서 기업으로 이탈하는 이유로 꼽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일본 공무원이 기업과 스타트업 등으로 이직한 사례가 2020년에 비해 4배 급증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일본 구인·구직 플랫폼 엔재팬에 따르면 이직한 공무원의 약 30%는 스타트업으로 옮겼다. 또 30%는 스타트업을 아예 창업했다. 34%는 기업으로 이직했다. 일본 공무원은 중앙 및 지방 정부 공무원, 교사, 경찰을 포함해 약 339만명이다.
공무원들이 퇴직 시기도 빨라지고 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2016년을 기준으로 중앙 정부 공무원 가운데 5년 미만으로 재직 중 퇴사한 비율이 10%였다. 이는 2013년보다 5%포인트 오른 것으로 이탈에 가속도가 붙은 것이다. 공무원 이직을 선택하는 배경에 지구 온난화 및 기타 사회적 문제를 겨냥한 스타트업들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스타트업 조사업체 이니셜재팬은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희망하는 공무원 중 80%가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중시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일본 경제산업성에서 의료계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아사야마 류분은 “공직 시절에 실제 현장에 관여하지 못해 아쉬웠다. 당사자로서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하고 싶었다”고 이직 이유를 밝혔다.
특히 급여 부분이 이직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엔제팬에 따르면 공직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해 연봉이 늘어난 사람은 43%였다. 이직한 공무원의 60% 이상은 급여가 줄지 않았다. 이는 공직보다 낮은 업무 강도 대비 같은 급여를 받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대졸자들은 스타트업 취업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소셜미디어 회사 펜마크에 따르면 대학생의 2%만이 스타트업에 취직하겠다고 답했다. 또 대학생의 9%는 국가 및 지방정부, 공공기관에서 일하기를 희망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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