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가 고양 캐롯에 다시 한번 패배를 안기며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따냈다. 이로써 KGC는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3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KGC는 1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4차전에서 캐롯을 89대 61로 완파했다.
캐롯을 둘러싼 각종 악조건에 3전 전승까지도 예상됐던 4강 PO다. 예상대로 1차전은 캐롯이 역대 최다 점수 차를 기록하며 대패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 캐롯이 반격을 가하며 의외의 접전 양상이 펼쳐졌다. KGC는 3차전도 76대 72 근소한 점수 차로 어렵게 승리를 거뒀다.
2차전과 3차전의 아쉬움을 풀듯 KGC는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으로 달려나갔다. 4시즌 연속 수비왕에 빛나는 문성곤은 적극적인 디펜스 리바운드에 1쿼터에만 13득점을 책임졌다. 반면 캐롯은 KGC의 수비벽에 막혀 1쿼터 11득점에 그쳤다.
기세를 올린 KGC는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초반부터 벌어지는 점수 차에 위기의식을 느낀 캐롯이 김강선을 투입시켜 만회하려 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캐롯이 실책을 거듭하며 고전하는 동안 KGC는 차분하게 점수를 쌓아 나갔다.
2쿼터에서도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캐롯의 전매특허인 ‘양궁 농구’도 어느새 KGC의 몫이 됐다. 이날 KGC는 27개의 3점슛을 시도해 12개를 넣으며 높은 3점슛 성공률을 자랑했다. 반면 캐롯이 쏘아올린 3점슛은 번번이 골대를 흘러나왔고 36개 중 8개 성공에 그쳤다.
후반 들어서도 KGC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3쿼터는 오세근이 버저비터까지 성공시키며 KGC는 78-48 30점 차로 앞서갔다. 점수 차가 계속해서 벌어지자 패배를 확신한 듯 캐롯은 4쿼터 중반부터 주전 선수들을 모두 벤치로 불러들였다.
어렵게 4강에 올랐던 캐롯은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지만 연이은 경기에 체력적인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돌아섰다. 경기를 마친 후 김승기 캐롯 감독은 “선수들이 몸사리지 않고 너무 잘해줬다. 더 이상 후회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KGC는 오는 25일 서울 SK와 챔프전 첫 맞대결을 펼친다.
고양=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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