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지난해 폴란드 정부에 한국산 부품이 포함된 크라프(Krab) 자주 곡사포를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로 수출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시각) 한국 방위사업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관련한 모든 서류와 가능한 문제들을 검토한 후 폴란드에 수출을 허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우크라이나에 무기 체계를 이전하지 않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부품 제공을 간접적으로나마 승인했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HSW(Huta Stalowa Wola)가 생산하는 ‘크라프 자주곡사포’에는 한국 K9 자주포의 섀시(탱크 몸체 하부)를 비롯해 영국제 포탑과 프랑스제 포신, 폴란드제 발사 통제 시스템 등이 들어간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같은해 5월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크라프 자주포 18대를 제공하겠다고 알렸다. 이후 추가로 수십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러시아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한다고 비난하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로이터는 그러나 한국이 미국과 나토(NATO)로부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도록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 지난 1월 서울을 방문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한국을 향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것을 명시적으로 촉구한 바 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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