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스 디도나토 “사회적 메시지 내는 게 음악가 의무”

Է:2023-02-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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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상의 메조 소프라노로 4년 만의 내한 …인류와 자연의 공존 강조
3월 14일 단독 리사이틀 이어 16일 세종솔로이스츠 ‘오버스토리’ 참여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 세종솔로이스츠

2019년 미국의 권위 있는 퓰리처상 소설 부문 수상작은 ‘오버스토리’다. 제목인 오버스토리는 ‘숲 상층부의 전체적인 생김새’를 뜻하는 말이다. 저자 리처드 파워스는 미국 내 얼마 남지 않은 원시림을 살리기 위해 투쟁하는 아홉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환경 문제에 경종을 울렸다.

3월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오버스토리 서곡’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인 작곡가 토드 마코버가 소설 ‘오버스토리’로 창작 예정인 오페라의 전체 서사를 압축한 곡이다. 세계적인 메조 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54)가 출연해 모노드라마 형식으로 무대를 꾸민다. 강효 줄리어드 음대 교수가 이끄는 세종솔로이스츠의 강경원 총감독이 제안해 시작됐다. 3월 7일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세계 초연된 이후 3월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도 오른다.

4년 만의 한국 공연을 앞두고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디도나토는 “세종솔로이스츠가 훌륭한 앙상블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작업하게 됐다”면서 “우리의 하모니로 만들어내는 ‘오버스토리’를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이어 “예술 창작은 급진적이고 두려운 일이지만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서로 더 깊게 연결되는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작곡가 토드 마코버. 세종솔로이스츠

미국 출신의 디도나토는 미국 그래미상 3회 수상, 독일 에코 클래식상 4회 수상, 영국 그라모폰상 2회 수상한 세계 정상의 메조 소프라노다. 성악계에서 대부분 스포트라이트가 소프라노에게 집중되지만 디도나토는 바로크부터 현대에 이르는 폭넓은 오페라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것은 활발한 음반 활동을 통해 자신을 드러냈다. 의외로 늦은 나이에 성악을 공부하기 시작해 서른을 앞둔 1998/1999 시즌부터 프로 활동을 시작했는데, 당시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가 초연한 마코버의 신작 ‘부활’의 주역으로 출연하면서 주목받았다.

“‘부활’은 제가 주인공을 맡은 첫 오페라였어요. 당시 토드가 진행한 오디션에서 제가 선발됐죠. 이후 토드와 저는 좋은 음악적 친구가 됐지만, 같이 작품을 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오버스토리 서곡’을 통해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오버스토리 서곡’은 원작소설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상호 연결된 거대한 관계망을 다루기보다는 숲을 연구하는 식물학자 패트리샤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패트리샤는 작품 속에서 청각과 언어 장애가 있지만, 나무들과 깊은 소통을 하는 인물이다.

디도나토는 “‘오버스토리 서곡’은 패트리샤의 이야기와 동시에 나무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구조다. 내가 패트리샤 역을 하고 세종솔로이스츠가 나무들 역을 하는 셈이다”면서 “다만 세종솔로이스츠 멤버들은 무대에 계속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을 가지고 무대를 누비는 것이 특징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작품은 세상에 인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한다”면서 “과학적으로나 에너지의 측면에서나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그 사실을 빨리 받아들이면 우리가 직면한 도전 과제 중 많은 것들을 그만큼 빨리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솔로이스츠의 단원들. 세종솔로이스츠

디도나토는 2019년 바로크 오페라와 오라토리오를 중심으로 내한공연 ‘전쟁과 평화’를 열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전쟁과 평화’는 2014년 11월 파리 테러 소식을 접한 디도나토가 바로크시대 작곡가들의 오페라 아리아 가운데 ‘전쟁’과 ‘평화’를 노래하는 곡들로 만든 음반 제목이기도 하다. 당시 그가 음악을 통해 사람들을 위로하고 화합을 갈구하기 위해 기획했다. 이 음반 외에도 그는 음악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적극적이다. ‘오버스토리’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억압이나 부당함 앞에서 침묵하는 음악가는 저와 맞지 않습니다. 제가 노래하는 음악에 담긴 조화와 아름다움이 무대 위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불편합니다. 우리의 삶 속에도 녹아있기를 바랍니다. 제가 사회 문제에 관심을 두고 노래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게 음악가의 의무라고 생각해요.”

이번 공연에 앞서 3월 14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디도나토의 단독 리사이틀이 열린다. 하이든, 말러, 헨델, 베를리오즈 등 클래식 가곡과 함께 프렌치 샹송, 재즈 등 다양한 노래를 선보일 예정이다. 디도나토의 24년 음악 인생을 총망라하는 선물 세트 같은 공연이다. 그는 “지난 2019년 첫 한국 방문 당시 한국 관객이 보여줬던 굉장한 반응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며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날을 너무나도 기다리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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