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파 키르 마야르디트(71) 남수단 대통령이 바지에 소변 실수를 하는 모습이 생방송으로 중계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를 취재한 현지 기자들이 실종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사하라TV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진행된 남수단 도로 기공식 행사에 참석한 키르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던 중 바지를 적셨다. 대통령의 왼쪽 바지 안쪽 부분이 소변으로 추정되는 액체로 젖었고, 물줄기는 신발 아래로 흘러내렸다.
키르 대통령은 고개를 숙여 바지 쪽을 쳐다보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이런 일련의 상황은 언론 카메라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었다. 뒤늦게 상황을 알아차린 촬영 담당자들은 황급히 카메라를 돌렸다. 하지만 해당 장면은 이미 송출됐고, 이후 편집된 영상이 SNS로 퍼져 나갔다.
이후 현지에서는 행사 현장을 취재했던 언론인들이 하나둘 실종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영상과 관련 있는 한 언론인이 자택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되기도 했다.
수단 국영 TV인 SSBC 소속 기자 A씨는 지난 15일 키르 대통령의 소변 논란 영상이 공개된 직후 동료들이 사라졌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A씨는 “대통령 사무실 보안 요원이 문제의 영상을 촬영한 사람에 대한 수색을 시작했다. 일부 동료들은 그 사람의 신원을 알려 달라는 강요를 받았다”면서 “심지어 보안 요원들은 우리의 휴대전화를 수색하면서 영상 촬영자를 찾고 있다. 주바에 근거지를 둔 언론인 3명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2011년 취임한 키르 대통령은 헌법까지 개정하면서 10년 넘게 독재를 이어오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그가 노인성 질환 중 하나인 ‘요로감염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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