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190m 갱도에 매몰된 지 221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광부와 가족들이 경북도청을 방문했다.
경북도는 이철우 지사가 25일 지난 달 26일 발생한 봉화광산 고립사고에서 221시간 만에 구조된 광부와 그 가족들을 경북도청으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생환의 주인공인 작업반장 박정하(62) 씨와 보조작업자 박모(56) 씨를 비롯해 그의 가족 등 9명이 함께 자리를 했다. 이날 만남은 이들이 지난 11일 안동병원에서 퇴원할 당시 이 지사가 경북도청으로 초청하겠다고 한 약속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 지사는 “무엇보다 사고 당사자들 본인이 살아 돌아오셔서 좋고, 221시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견디고 버티어 국민들께서 이태원 참사로 힘들 때 한 줄기 빛으로 희망을 주셨다”며 “기적적으로 돌아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이 지사는 아울러 “경상북도는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일으켜 세운 고장이다”며 “경북지역은 독립운동가가 가장 많은 고장으로 한 집안 몇 대가 독립운동을 한 경우도 있고, 한마을 180명이 독립운동을 하다가 40명만 겨우 살아남은 마을도 있다”고 했다.
이에 박 반장은 “생환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해 준 지사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지만 광산의 채굴현장은 40~50년 전과 변한 게 없다”며 정부에 채광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예산지원을 건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또 “사고가 난 광산은 폐쇄하는 게 맞지만, 작업 중지 명령으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동료 광부들의 생계가 걱정된다”며 “사고가 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신속히 조사가 되어 작업이 재개할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도 건의했다.
이 지사는 “221시간의 사투 끝에 생환한 두 분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기적이라고 말한다. 기적은 공짜가 아니다. 가족들의 애끓는 호소와 고립 광부들의 생환을 위한 필사의 노력이 있었고, 그리고 동료 광부들의 동료애와 관(경북도·봉화군 등)의 구조하려는 의지가 합쳐져서 기적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구조에 노고가 많았던 박현국 봉화군수, 이영팔 경북도소방본부장 등이 함께했으며 간담회 이후 대외통상교류관(잡아센터)에서 오찬도 함께 했다.
이들은 오찬 이후 1박 2일 일정으로 경북 영주시에 위치한 국립산림치유원에서 치유캠프를 체험할 예정이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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