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정부에 반환한 풍산개 2마리와 관련해 “지난 6개월간 대통령기록물인 반려동물들을 무상으로 양육하고 사랑을 쏟아준 것에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룟값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까지 양육에 소요된 인건비와 치료비 등 모든 비용을 퇴임 대통령이 부담해온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풍산개들을 양산으로 데려오는 비용과 대통령기록관이 지정한 장소까지 데려다주는 비용까지 모두 부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풍산개 반환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풍산개 2마리를 반환한 것과 관련해 위탁 관리에 따른 명시적인 근거 규정의 부재가 장기간 이어진 점을 꼽았다.
문 전 대통령은 “입양이야말로 애초에 내가 가장 원했던 방식이지만 현행법상 대통령기록물을 대통령기록물에서 해제하여 소유권을 넘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됐다”며 “지금이라도 내가 입양할 수 있다면 대환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 그만들 합시다”라며 “내게 입양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현 정부가 책임지고 반려동물답게 잘 양육 관리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입장문에서 퇴임을 앞두고 청와대,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이 풍산개 관리에 대해 고심했다며 “다음 정부에서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을 개정해 대통령기록물을 국가기관이 아닌 제3자에게 관리위탁할 수 있는 명시적인 근거 규정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별도로 개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의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었기 때문에 풍산개 세 마리의 양육을 더 맡는다는 것이 지원이 있다 해도 부담되는 일이었다”며 “그간 키워온 정 때문에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감당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풍산개를 보유하는 것이 대통령기록물법에 위반된다는 논란의 소지가 생겼다”며 “지금의 감사원이라면 언젠가 대통령기록관을 감사하겠다고 나설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어 “그렇다면 해결책은 간명하다”며 “관리위탁을 하지 않고, 풍산개들을 원위치시켜 현 정부의 책임으로 적절한 관리방법을 강구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러자고 했더니 모 일간지의 수상한 보도를 시작으로 순식간에 문제를 지저분하게 만들어 버렸다”며 “왜 우리는 정치의 영역으로 들어오기만 하면 이처럼 작은 문제조차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흙탕물 정쟁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인지 이 어려운 시기에 그렇게 해서 무얼 얻고자 하는 것인지 재주가 놀랍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반려동물이 대통령기록물이 되는 일이 또 있을 수 있으므로 차제에 시행령을 잘 정비해두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