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차량 9대에 불을 지른 3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정재오)는 8일 일반자동차방화, 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8·여)의 항소심에서 검찰과 A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에서 선고된 징역 3년 6개월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불법으로 수집된 증거라는 A씨의 주장은 서부경찰서 경위의 진술을 보면 충분히 신빙성이 있다”며 “모친이 A씨의 옷을 제출해 촬영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A씨는 “범행 당시 내가 입고 있던 옷이라며 제출된 사진은 경찰이 모친의 동의 없이 집에 침입해 수집한 증거이므로 증거능력이 없다. 증거로 제출된 CCTV 영상 속 인물은 내가 아니며, 현장에서 발견된 라이터에도 나의 DNA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범행을 부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선입견 없이 제출된 증거를 토대로 냉정하게 판단한 결과 원심판결이 모두 적법하다고 판단하며 방화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또 무죄 부분에 대해 항소한 검찰 역시 제출된 증거만으로 합리적 의심 없을 정도로 범죄 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과 검찰이 항소심에서 주장하는 사정은 이미 원심에서 충분히 현출돼 반영됐다”며 “양형 조건 사항에 변경이 없어 1심 판단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고 볼 수 없고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고 봄이 타당하다”라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2일부터 14일까지 대전 시내를 돌아다니며 한적한 장소에 주차된 차량 9대에 불을 지르고 또 다른 차량 4대에 불을 지르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주차장 벽을 훼손하고 차량 4대에 불을 붙이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범행 당시 A씨는 불을 지르기 위해 범퍼 사이에 종이를 꽂은 뒤 불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CCTV 속 인물의 인상착의와 키, 체형 등이 피고인과 동일인으로 보인다. 범행 동선 등을 고려했을 때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이 맞다”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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