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 외신 기자회견에서 농담조 발언을 하고 웃은 것에 대해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참사로 희생당한 영혼들을 욕보였다”고 성토했다.
유 전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국무총리라는 사람이 이태원 참사 외신기자회견에서 웃고 농담을 했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그는 특히 “저런 사람이 총리라니, 이 나라가 똑바로 갈 수 있겠나”라면서 “공직자는 공복(公僕)이다. 그런 마음가짐이 없다면 공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도, 국민들을 섬길 수도 없다”고 적었다. 이어 “윗사람일수록 책임의 무게는 훨씬 더 무겁다”면서 “일선 경찰관에게만 책임을 묻는다면 국민은 결코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윗선의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유 전 의원은 앞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솔한 발언을 놓고도 책임지라며 경질을 요구한 바 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은 정부를 재구성하겠다는 각오로 엄정하게 이번 참사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그래야 이 사태를 수습하고 새로운 각오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거듭 말했다.
전날 한 총리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외신기자 회견을 진행하는 도중 한 외신기자가 “누구의 잘못도 아닌 것 같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 책임의 시작과 끝은 어디라고 보는가”라고 물은 뒤 현장 동시통역 기기 음성 전송에 문제가 생기자 앞선 기자의 질문에 빗댄 듯 “이렇게 잘 안 들리는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할 사람의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요?”라고 농담조로 말하며 웃었다.
이후 이 발언과 한 총리의 태도가 논란이 됐고, 국무총리실은 “기술적인 문제로 회견이 지체되는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취지에서 해당 발언을 했다”며 “경위와 무관하게,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린 점 사과드린다”는 입장문을 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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