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 여성이 야생 흑곰의 습격을 받았지만 한 번의 주먹으로 위기를 모면해 화제다.
NBC방송은 지난 22일 오전 7시쯤(현지시간) 한 여성이 워싱턴주 레번워스의 캐스케이드 산맥에서 개를 산책시키던 중 뒤에서 다가온 암컷 아메리카흑곰의 습격을 받았다고 23일 전했다.
주 야생동물관리국 소속 동물학자 리치 보솔레이에 따르면 이 여성은 흑곰의 공격으로 바닥에 쓰러졌지만 바로 몸을 돌려 주먹으로 곰의 코를 정확히 가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솔레이는 “당시 흑곰은 (여성에게) 코를 맞은 뒤 몸을 털면서 도망쳤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 야생곰을 맞닥뜨렸을 때는 손뼉을 치거나 고함을 지르거나, 팔을 흔들어 덩치를 부풀리는 것 등을 권한다”면서도 “이 여성은 곰이 다가오는 걸 몰라 이런 행동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곰이 당신을 넘어뜨렸다면 해결책은 곰과 싸우는 것”이라며 “(펀치를 날린 것은) 이 여성의 본능이었다”고 덧붙였다.
곰과 맞붙어 싸우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이미 공격을 당한 경우엔 싸워 물리치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번에 위기를 모면한 이 여성도 곰의 습격을 받아 심각한 부상을 입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을 공격한 문제의 암컷 흑곰은 같은 날 당국에 의해 사살됐다. 워싱턴주 어류 및 야생동물관리국(WDFW) 관계자는 “공공 안전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며 “사살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사살된 흑곰은 당시 생후 9개월 된 새끼 흑곰 두 마리를 데리고 있었다. 당국은 이 새끼 흑곰들은 포획해 야생동물 보호시설로 이송했다.
통상 회색곰은 새끼 옆에서 몹시 난폭해지지만, 흑곰이 새끼 보호를 위해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드문 편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의 흑곰이 새끼 때문에 난폭해졌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WDFW 기록에 따르면 1970년 이래 흑곰 공격으로 사람이 부상한 사건은 19차례다. 사망 사건은 1974년이 마지막이었다.
서지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