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균 경유 가격이 14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며 휘발유 가격을 역전했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리터) 당 1846.65원으로,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 1945.88원보다 0.77원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2.09원 오른 가운데 경유 가격은 하루 새 5.19원 오르며 가격이 역전된 것이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것은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이다.
최근 경유 가격은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유 재고 부족 사태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로 석유 제품 수급난이 촉발되면서 급등했다.
전체 경유 수입의 60%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하는 유럽의 경우 러시아산 석유제품에 대한 제재가 이어지며 경유 수급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에 올해 국제 석유 시장에서는 휘발유보다 경유 가격이 더 가파르게 올랐다.
국제 석유 시장에서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조금 더 비싸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국내에서는 경유에 적용되는 유류세가 ℓ당 581원 수준으로 휘발유(820원)보다 낮아 판매 가격이 통상 더 낮게 형성돼 왔다.
정부가 이달부터 유류세를 30% 정률 인하한 것도 경유 가격 역전에 영향을 미쳤다. 애초 유류세가 더 큰 휘발유의 인하 효과가 약 247원으로 174원 수준인 경유보다 73원 가량 더 크기 때문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 경유 가격 상승과 유류세 인하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 경유 수급 상황에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당분간 이 같은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추측했다.
노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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