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5차 평화협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5차 협상 후 발표한 화상 연설에서 “협상에서 들려오는 신호는 긍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도 “이 신호가 있다고 해서 폭발이나 러시아 공격이 없어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를 파괴하기 위해 계속 싸우는 국가에서 온 대표단의 말을 신뢰할 근거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러시아가 군사 활동을 축소했다는 발표와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군의 용기와 효과적인 행동으로 적군이 철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공격을 계속할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면서 “경계 태세를 늦춰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전쟁이 끝날 때까지 러시아에 부과된 제재는 계속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협상이 러시아의 제재 해제에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해선 안 된다”며 “제재 문제는 전쟁이 끝나 우리 것을 되찾고 정의를 되살릴 때까지 풀릴 수 없다. 오히려 제재 수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러시아와 평화협상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회담을 지지하고 필요한 범위 안에서 협상 과정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보전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앞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터키 이스탄불에서 약 4시간 동안 진행한 5차 평화협상은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에 대한 안보가 보장된다면 러시아가 요구해온 중립국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제안했고, 러시아 측은 “협상이 건설적으로 진행됐다”고 했다.
러시아군은 회담 직후 ‘신뢰 강화’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북동부 체르니히우에 대한 군사 활동을 대폭 축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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