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1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국외로 피란한 150만명이 넘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인신매매와 착취 등 범죄 표적이 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각국에 국경 검문 강화 등 조처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유니세프의 유럽·중앙아시아 지역 책임자인 아프샨 칸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대규모 난민 행렬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인신매매를 비롯한 아동의 위기가 급격히 심해질 수 있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유니세프는 특히 가족과 떨어져 홀로 피란한 어린이들의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 유니세프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기구 간 협의체’(ICAT)에 따르면 전 세계 인신매매 피해자 중 아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28%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7일 사이 가족과 떨어져 단신으로 루마니아 국경을 넘은 우크라이나 어린이만 5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 상태다. 확인되지 않은 사례까지 합치면 가족과 떨어져 홀로 피란한 어린이 수는 훨씬 많을 수 있다.
칸은 “떠도는 아동은 가족과 떨어져 인신매매·착취의 위험에 아주 취약하게 된다”면서 “주변 지역 정부들이 나서 아동 보호를 위한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니세프는 유엔난민기구(UNHCR), 각국 정부, 시민단체와 손잡고 우크라이나 인접 국가에 ‘블루닷(Blue Dots)’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아동의 안전을 위한 거점 공간을 설치하고 있다.
블루닷은 피란 중인 가족이 이 공간에서 홀로 다니는 아동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정보 허브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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