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국가부도 위기가 아르헨티나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시절에 근접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서방 세계의 금융 제재로 국가부도 위기에 놓였다. 16일은 러시아의 디폴트 향방을 가늠할 분수령으로 지목된 날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 국채 가격이 액면가의 10% 밑으로 내려갔다. 아르헨티나의 과거 국채 가격에 근접했다”며 “채권시장의 이런 동향이 러시아의 세계 금융 체계 복귀를 오래 걸리게 만들 것이라는 예상을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그 전까지 러시아 국채는 달러당 100센트 안팎에 거래됐다. 미국 유럽연합(EU) 중심의 금융 제재와 글로벌 기업 이탈로 가치가 폭락한 러시아 국채 가격은 지난주 달러당 10센트 밑으로 떨어졌다. 적게는 달러당 5달러에도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습 부도 국가’로 꼽히는 아르헨티나 국채에 근접한 가격이다.
러시아는 이날 2건의 달러화 국채에 대해 1억1700만 달러(약 1450억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30일간의 유예기간이 있지만, 이행 가능성을 놓고서는 이견이 나온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이 지난 14일 “루블화로 낼 준비가 됐다”고 말한 탓이다. 달러화 국채 이자를 루블화로 지불하겠다는 얘기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의 달러화 국채 2건의 이자가 루블화로 지급되고 유예기간 30일이 지나면 디폴트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첫 사례가 된다. 러시아는 1998년 금융위기에서 루블화 국채의 디폴트를 맞았고, 달러화 국채에 대해 채무 지급 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했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을 받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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